[샌프란시스코 =김선엽 기자] 비행기 티켓 없이도 공항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 사랑하는 가족과 게이트 앞에서 작별 인사를 나누던 풍경이 미국 전역에서 되살아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SFO)의 최근 ‘게이트 익스플로러’ 프로그램 도입은 미국 항공업계에 불고 있는 ‘공항 개방형 서비스’의 정점을 보여준다.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 공항은 철저히 승객 위주로만 운영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시애틀, 디트로이트, 올랜도 등 약 20개 공항이 ‘방문객 패스’ 제도를 도입하며 문턱을 낮추고 있다. 공항 측은 지역 주민들이 터미널 내 유명 맛집과 면세점, 예술 전시물을 즐길 수 있게 함으로써 침체된 공항 상권을 살리고 공항을 지역사회의 새로운 명소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방문객은 공항 웹사이트를 통해 사전 신청을 해야 하며, TSA의 신원 확인을 통과해야 한다. 승인 후 발급되는 디지털 패스와 신분증(Real ID 등)을 지참하면 일반 승객과 똑같이 보안 검색을 거쳐 면세 구역으로 진입할 수 있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다. 대부분의 공항이 하루 이용 인원을 제한하고 있으며, 혼잡한 시간대에는 승객의 이동 흐름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운영이 일시 중단될 수 있다. 또한, 방문객은 TSA 프리체크와 같은 고속 검색 혜택을 누릴 수 없으며 반입 물품 규정도 승객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SFO 공항의 마이크 나콘켓 이사는 “공항의 본질은 사람들을 연결하는 데 있다”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나 도착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그들을 기다리는 이들까지 공항의 특별한 편의시설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공항 개방 추세는 향후 더 많은 중대형 공항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공항 맛집을 찾아가고, 게이트 앞에서 눈물의 이별이나 환희의 재회를 나누는 ‘로맨틱한 공항’의 시대가 다시 열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