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보로, N.C.=김선엽 기자] 미국의 메모리얼 데이 연휴를 앞두고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55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운전자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치솟는 유가 속에서 주유비를 아끼려는 운전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무조건 가격이 싼 주유소를 찾는 것이 항상 최선은 아니라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유가 정보 서비스인 가스버디(GasBuddy)의 석유 분석 책임자 패트릭 드 한은 시중의 정유사들이 자체 첨가제를 내세우며 차별화 마케팅을 벌이고 있지만, 대다수 유명 브랜드와 무명 브랜드의 휘발유 품질 차이는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드 한은 “정유사들의 마케팅과 달리 모든 휘발유는 연방정부가 규정한 동일한 품질 및 세제 기준을 충족해야 하므로 차종에 맞는 연료를 넣는다면 차량 운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며 “차량 매뉴얼이 요구하지 않는데도 갤런당 1달러가량 더 비싼 프리미엄(고급) 휘발유를 주유하는 것은 불필요한 지출”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휘발유 자체의 기준과 별개로 ‘주유소 시설의 관리 상태’는 꼼꼼히 따져야 한다. 드 한은 연료 저장 탱크나 주유기 필터 등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주유소의 경우, 연료 자체의 오염이나 기계적 결함으로 인해 차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격이 몇 센트 저렴하더라도 고장 난 주유기가 방치되어 있거나 외관상 노후하고 불결한 주유소는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조언이다.
이러한 유가 급등세 속에서 정치권과 정유 업계 간의 갈등도 고조됐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측은 캘리포니아의 휘발유 평균 가격이 갤런당 6.14달러로 전국 평균보다 1.50달러 이상 높게 나타나자, 대형 정유사인 셰브론(Chevron)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뉴섬 주지사 측은 셰브론이 무명 브랜드 주유소보다 갤런당 60~80센트 이상 높은 가격을 책정해 소비자들에게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연휴 기간 캘리포니아 주민들에게 셰브론 주유소 이용을 보이콧할 것을 촉구했다.
반면 셰브론 측은 주유소에 안내문을 부착해 높은 유가의 원인이 캘리포니아 정치권의 과도한 기후변화 규제와 미국 내 최고 수준의 유류세 때문이라며 맞서고 있어, 고유가를 둘러싼 책임 공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연휴철 유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문가들은 특정 브랜드를 고집하기보다 가격을 비교하되, 청결하고 전반적인 시설 관리가 잘 정돈된 주유소를 선택해 주유할 것을 권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