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김선엽 기자】아프리카 중부 지역에서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희귀 변이 에볼라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함에 따라 미국 정부가 강도 높은 국경 봉쇄 조치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규정을 위반한 국제선 여객기가 미국 영공 진입을 거부당하고 캐나다로 회항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발표에 따르면, 민주콩고(DRC) 북동부 이투리 주 등에서 시작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증이 인근 우간다까지 번지며 현재까지 600명 이상의 의심 및 확진 환자가 발생했고, 최소 139명이 사망했다. WHO는 이번 유행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로 공식 선언했다. 보건 당국은 이번 유행이 과거와 달리 승인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는 ‘번디부교(Bundibugyo)’ 변이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했다는 점에서 전 세계적인 확산 차단 조치에 나섰다.
미국 정부는 즉각 빗장을 걸어 잠갔다. CDC와 국토안보부(DHS)는 최근 21일 이내에 민주콩고, 우간다, 남수단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입국이 허용되는 미국 시민권자와 영주권자 역시 버지니아주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IAD) 한 곳으로만 입국하도록 강제 조치하고, 현장에서 고강도 발열 검사와 공중보건 스크리닝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엄격한 통제 속에서 프랑스 파리를 출발해 미국 디트로이트로 향하던 에어프랑스 378편 여객기가 미국 영공 진입을 거부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은 항공사 측이 실수로 민주콩고 출신의 승객을 탑승시킨 것을 확인하고 착륙 불허 명령을 내렸다. 해당 여객기는 결국 캐나다 몬트리올 트뤼도 국제공항으로 회항했다. 캐나다 공중보건청의 검역 결과 해당 승객은 바이러스 증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기내 전파 위험 조치 후 파리로 재송환됐다.
현재까지 미국 내에서 이번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사망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연방 보건 당국은 국내 병원의 검사 역량과 격리 병동 준비 상태를 점검하는 한편, 아프리카 현지에 방역 전문 인력을 급파해 확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CDC는 현재 미국 공공에 미치는 직접적인 위험 수준은 매우 낮다고 평가하면서도, 방역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