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스빌, N.C.=김선엽 기자] 스위스 제약 대기업 Novartis가 노스캐롤라이나 리서치 트라이앵글 지역에 대규모 제조 허브를 구축하면서, 노스캐롤라이나가 한국 바이오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 핵심 거점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노바티스는 지난해 11월 모리스빌과 더럼 일대에 총 7억7,100만 달러 규모의 제조시설 확장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 내 230억 달러 투자 계획의 일환으로, 원료의약품(API) 생산부터 바이오의약품 제조·포장까지 아우르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생산 체계 구축이 핵심이다. 회사 측은 2030년까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700개의 신규 고임금 일자리와 3,000개 이상의 간접 고용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모리스빌의 Pathway Triangle 부지는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RTP)와 인접해 있어 향후 글로벌 바이오 제조 클러스터의 중심축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단순한 생산시설 확장을 넘어 미국 바이오 공급망 재편의 상징적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 바이오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제 기업 CorestemChemon은 올해 2월 윈스턴세일럼에 미국 거점을 설립했다. 회사는 재생의학 특화 클러스터인 RegenMed Engine Innovation Accelerator에 입주했으며, 현지 경제개발 프로그램인 ‘BioNest’ 지원 대상으로도 선정됐다.
코어스템켐온은 미국 내 임상·연구 네트워크 확대와 FDA 규제 대응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ALS(루게릭병)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경제개발 관계자들은 “노스캐롤라이나는 이미 미국 동부 최대 바이오 제조 벨트 가운데 하나”라며 “한국 기업들의 진출이 앞으로 더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노스캐롤라이나가 바이오 중심지로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강력한 산학연 인프라다.
Research Triangle Park를 중심으로 Duke University,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at Chapel Hill, 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 등이 밀집해 있으며, 재생의학 분야에서는 Wake Forest Institute for Regenerative Medicine가 세계적 수준의 연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 비용 구조, 풍부한 바이오 인력, 적극적인 세제 혜택 등이 결합되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일본·한국·유럽계 제약 및 첨단 제조 기업들의 투자가 급증한 것도 같은 흐름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의 초대형 투자가 지역 바이오 생태계 전체를 끌어올리는 ‘앵커 효과(anchor effect)’를 만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 현지 생산 요구가 강화되는 가운데, 한국 바이오 기업 입장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가 FDA 대응, 임상 네트워크 확보, 생산 파트너십 구축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전략적 거점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지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노스캐롤라이나는 이제 단순한 미국 남부 제조기지가 아니라 글로벌 바이오 공급망 핵심 축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향후 5년 내 한국 바이오 기업 네트워크가 지금보다 훨씬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