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보로, N.C.=김선엽 기자] 미국 전역에서 식품 물가 상승세가 다시 거세지는 가운데, 노스캐롤라이나 그린스보로 지역 주민들의 장바구니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소고기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가는 데다 채소와 가공식품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서민 가계에 비상이 걸렸다.
미 농무부(USDA)와 노동통계국(BLS) 자료에 따르면, 2026년 미국의 전체 소 사육 규모는 195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감소했다. 장기간 이어진 가뭄과 사료비 급등, 고금리 부담 등으로 rancher(목장 운영자)들이 사육 규모를 줄인 영향이다.
이 여파로 소고기 가격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USDA는 2026년 3월 기준 소고기·송아지 가격이 전년 대비 12.1% 상승했다고 밝혔으며, 일부 시장 조사에서는 상승폭이 15~1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소 사육 규모 회복에 최소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어 고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채소와 과일 가격도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USDA는 올해 초 이상기후와 생산 차질 영향으로 농장 출하 기준 채소 가격이 한 달 새 48.2% 급등했다고 밝혔다. 소비자 물가는 상대적으로 완만하지만, 기후 변화와 물류비 상승이 반복되면서 향후 가격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최근 미국 내 신선 채소 가격은 전년 대비 5~7%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 품목은 운송비와 에너지 가격 급등 영향까지 겹쳐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특히 토마토 가격은 멕시코산 수입 비용 증가와 연료비 상승 영향으로 전년 대비 40% 가까이 오른 사례도 보고됐다.
가공식품 가격 상승도 이어지고 있다. USDA는 설탕 및 감미료 제품 가격이 올해 약 9%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초콜릿과 캔디류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조류독감 사태로 폭등했던 계란 가격은 생산 회복 영향으로 올해 들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며 소비자들에게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그린스보로 지역 주민들의 체감 부담은 더욱 크다. 지역 마트에서 장을 보던 한 시민은 “예전에는 가족 바비큐를 위해 소고기를 부담 없이 샀는데 이제는 가격표부터 보게 된다”며 “채소도 예전처럼 싸고 신선한 제품을 찾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식품 인플레이션이 단순한 일시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한다. 공급망 불안, 기후 변화, 에너지 비용 상승, 운송비 증가, 관세 정책,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동시에 식품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경제 분석가들은 “팬데믹 이후의 일시적 인플레이션과 달리 현재의 식품 가격 상승은 공급 자체가 줄어드는 구조적 문제 성격이 강하다”며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는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