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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목사 금지’ 미 남침례교, 거센 ‘문화 전쟁’ 예고

"시대 역행" vs "성경 수호"…미국 사회 '문화 전쟁'의 축소판

K Voice Today by K Voice Today
2026년 06월 11일
in Atlanta, 로컬뉴스
0
‘여성 목사 금지’ 미 남침례교, 거센 ‘문화 전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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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 FL=김선엽 기자】 미국 최대 개신교단인 남침례교(SBC)가 역사적인 갈림길에 섰다. 지난 10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2026 연례 총회에서 여성이 목사직을 수행하거나 강단에서 설교하는 행위를 공식 금지하는 헌법 개정안이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됐다.

이번에 통과된 일명 ‘진리와 연합 개정안(Truth and Unity Amendment)’은 전체 대의원 투표(찬성 6,028표, 반대 2,026표)에서 74.66%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가결 요건인 3분의 2를 가볍게 넘겼다. 이로써 남침례교단은 지난 수년간 이어온 내부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종교적 보수주의 색채를 더욱 공고히 했다.

남침례교단은 이미 2000년에 개정된 신앙선언문(Baptist Faith and Message)을 통해 담임목사직을 남성으로 제한해 왔다. 실제로 교단 지도부는 이를 근거로 지난 2023년 여성 목사를 안수한 대형 교회 ‘새들백 교회(Saddleback Church)’를 제명하는 등 강경한 조치를 취해왔다.

그러나 이번 헌법 개정안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남침례신학대학원의 알버트 몰러(Albert Mohler) 총장이 발의한 이번 법안은 담임목사뿐만 아니라 부목사, 장로, 감독 등 모든 형태의 목회적 직무(office)에서 여성을 배제하고, 결정적으로 주일 예배에서 ‘여성이 회중에게 설교하는 기능(function)’ 자체를 헌법으로 금지했다.

법안을 발의한 몰러 총장은 현장에서 “지금은 남침례교가 진리와 연합, 확신 속에서 말해야 할 때”라며, 이 조치가 교단의 자유주의화를 막고 성경적 원칙을 사수하기 위한 필수적인 빗장임을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교단의 내부 규칙 개정 수준을 넘어선다. 전문가들은 이를 미국 사회의 핵심 갈등인 ‘현대적 평등 가치’와 ‘보수적 종교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한 상징적 사건으로 분석한다.

인권과 성평등을 중심 가치로 두는 현대 세속 사회와 기독교계 내 진보·중도 진영은 이번 결정을 두고 “시대를 역행하는 가부장적 제도화이자 여성 사역자들에 대한 명백한 차별”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교단 내 여성 사역자 옹호 단체들은 “여성들의 영적 부르심과 권리를 부정당했다”며 깊은 상실감을 토로했다.

반면, 복음주의를 비롯한 우파 보수 진영은 낙태, 성소수자 문제 등 급변하는 사회적 조류 속에서 교회가 타협하지 않고 성경적 정체성을 지켜낸 ‘중대한 승리’로 평가하며 환호하는 분위기다.

이번 개정안이 최종 확정되려면 남침례교단 헌법 규정에 따라 내년에 열리는 차기 연례 총회에서 다시 한번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만약 내년에도 이변 없이 가결될 경우 미국 교계에는 상당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당장 여성 부목사나 사역자를 두고 있는 중도 성향 교회들의 연쇄 이탈과 제명이 본격화되면서 교단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교회의 폐쇄성에 실망한 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탈종교화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026년 현재 미국 사회를 관통하는 세속적 가치와 종교적 신념의 거대한 충돌은 내년 남침례교 총회의 최종 투표 결과에 따라 또 한 번의 중대한 분수령을 맞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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