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선엽 기자] 미 국무부가 상당 액수의 양육비를 체납한 부모들을 대상으로 여권을 강제 취소하는 강력한 법 집행에 나섰다. 특히 이번 조치는 양육비 의존도가 높은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 지역 체납자들에게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8일 국무부는 연방법에 따라 2,500달러 이상의 양육비를 연체한 시민권자의 여권을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본격 행사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아동 복지 증진과 체납 방지를 목적으로 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엄격한 법 집행 의지가 반영됐다.
연방 보건복지부(HHS) 통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에서 양육비 체납 사례가 가장 많은 곳은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이며 뉴욕, 플로리다, 오하이오가 그 뒤를 이었다. 국무부는 우선 10만 달러 이상의 고액 체납자 약 2,700명을 대상으로 금요일부터 여권 취소 조치를 시작했으며, 조만간 2,500달러 이상의 모든 체납자로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과거에는 여권 갱신 시에만 제약이 있었으나, 이제는 보건복지부와 국무부 간의 데이터 실시간 연동을 통해 유효한 여권을 소지한 상태에서도 즉각 취소 처분이 내려졌다.
이번 조치는 동남부 지역인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주에도 큰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노스캐롤라이나는 양육비 수령 부모의 개인 소득 중 양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9.2%에 달해, 미국 내에서 세 번째로 의존도가 높은 주로 꼽혔다. 최근 연도 기준 약 6억 3,700만 달러의 양육비를 회수해 30만 명 이상의 아동을 지원하고 있는 노스캐롤라이나 당국은, 이번 여권 취소 조치가 체납액 회수의 강력한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지아주 역시 양육비 의존도가 미국 내 8위(13.9%)로 높은 편이며, 최근 법 개정을 통해 양육비 지급액을 상향 조정하는 등 집행력을 강화했다. 특히 조지아는 2026년부터 더욱 정교한 양육비 계산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어서, 체납 부모들의 법적 의무 이행에 대한 압박은 더욱 거세졌다.
국무부 관계자는 “해외 체류 중 여권이 취소되면 해당 여권은 즉시 무효화된다”고 경고했다. 이 경우 체납자는 인근 미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을 방문해 오직 ‘미국 직항 귀국’만 가능한 긴급 여행 서류를 발급받아야 하며, 다른 국가로의 여행은 전면 금지됐다.
체납 부모가 여권 권리를 복구하려면 해당 주 정부에 미납금을 완납해야 한다. 다만, 보건복지부 전산망에서 체납 사실이 완전히 삭제되기까지는 통상 2~3주의 시간이 소요되므로 긴급한 여행을 앞둔 경우 빠른 대처가 요구됐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1998년 이 프로그램 도입 이후 현재까지 총 6억 5,700만 달러의 체납액이 회수됐다. 국무부는 이번 정책 확대를 통해 아동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법적 책임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