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시행 중인 온라인 여권 갱신 서비스가 편리함 뒤에 숨겨진 ‘즉시 취소’ 규정으로 인해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온라인으로 갱신을 신청하는 순간 기존 여권의 효력이 상실되므로, 새 여권을 수령하기 전까지는 어떠한 국제 여행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무부는 2024년 9월 18일부터 적격한 시민권을 가진 성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여권 갱신 서비스를 정식 가동했다. 종이 서류와 우편 발송의 번거로움을 없앤 이 시스템은 사진 업로드와 비용 결제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함정은 ‘유효 기간’이다. 온라인 신청을 완료하면 시스템상에서 기존 여권은 즉각 ‘취소(Cancelled)’ 상태로 변경된다. 설령 신청자가 실물 여권을 손에 쥐고 있고 유효 기간이 남아있어 보이더라도, 항공사 체크인이나 출입국 심사 시 유효하지 않은 서류로 분류되어 탑승이 거부된다.
국무부는 온라인 갱신 자격 요건으로 “갱신 신청 후 최소 8주 이내에 국제 여행 계획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이는 온라인 시스템이 현재 긴급 처리(Expedited Service)를 지원하지 않으며, 새 여권 발급까지 통상 6~8주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갱신 신청 직후 예정된 해외 여행을 떠나려다 공항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던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신청자들은 우편 갱신의 경우 실물 여권을 동봉해 보내기 전까지는 여권이 유효할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으나, 온라인 갱신은 ‘디지털 처리’ 특성상 취소가 즉시 이루어진다는 점이 다르다.
이민 행정 전문가들은 여권 갱신 절차가 진행 중일 때는 어떠한 경우에도 국제선 비행기에 탑승하거나 국경을 넘으려는 시도를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취소된 여권으로 여행을 시도할 경우, 해외 현지에서 입국이 거부되어 고립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만약 긴급한 사유로 8주 이내에 출국해야 한다면 온라인 갱신 대신 오프라인 여권 사무소를 직접 방문하여 긴급 발급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한편, 이번 온라인 갱신 시스템은 팬데믹 이후 정체된 행정 업무를 효율화하고 여권 발급 체계를 디지털화하려는 미 정부 정책의 일환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선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