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롯, N.C.=김선엽 기자] 미국 전역에서 대학 졸업자들을 위한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 고용 시장이 위축되는 추세 속에서도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주요 대도시들이 신입 사원들이 커리어를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최적의 요충지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글로벌 급여 처리 및 인력 관리 기업 ADP(Automatic Data Processing)가 발표한 ‘2026 대졸자 살기 좋은 도시’ 보고서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대표적인 메트로 권역인 랄리(Raleigh)와 샬롯(Charlotte)이 각각 전국 5위와 9위에 이름을 올리며 상위 10위권(Top 10) 진입에 성공했다. 이번 조사는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미국 내 53개 대도시 권역을 대상으로 2025년 1월부터 2026년 1월까지 2만 개 이상 기업에 근무하는 20대 청년 근로자 40만 9,000명의 실제 급여 데이터를 추적·분석하여 채용률, 임금, 주거 감당 능력(물가 대비 비용) 등을 종합 평가한 결과다.
최근 미국 전체 대졸 취업 시장은 고전 중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22~27세 대졸자 실업률은 5.6%로 수년 전(3.9%)에 비해 크게 상승했으며,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고용 구조 변화와 기업들의 신입 채용 축소 기조가 맞물려 청년층의 고용 한파가 가시화됐다. 이 같은 역풍 속에서도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메트로 지역들은 대도시 특유의 탄탄한 산업 기반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생활비 부담을 무기로 청년 인재들을 자석처럼 끌어들이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두 거점 도시는 서로 확연히 다른 경제적 강점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전국 5위를 차지한 랄리는 첨단 기술(IT), 바이오·생명 과학, 그리고 세계적인 연구 대학들이 밀집한 ‘리서치 트라이앵글’의 경제 생태계를 기반으로 독보적인 고용 안정성을 입증했다. 지난 2년간 전국 1위를 고수했던 랄리는 올해 다소 순위가 밀렸으나 여전히 2.84%라는 높은 청년층 월간 채용률과 $56,371.90에 달하는 높은 연봉 중간값을 기록했다. 시스코 시스템즈(Cisco Systems)와 레드햇(Red Hat)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이 지역 대학 졸업생 수요를 지속적으로 견인하고 있는 점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전국 9위에 안착한 샬롯은 미국 최대 금융 허브 중 하나로서의 면모와 함께 높은 가성비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샬롯의 신입 대졸자 연봉 중간값은 $51,676.96로 랄리에 비해 다소 낮았으나, 주거 감당 능력 지표에서는 63%를 기록해 랄리(58%)보다 청년들이 정착해 살기에 주거비 부담이 적은 것으로 평가됐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미국 남부 ‘선벨트(Sun Belt)’ 지역의 강세가 전방위적으로 두드러졌다. 전통적인 동북부의 대도시들이 높은 연봉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높은 생활비 탓에 하위권으로 밀려난 반면, 남부 도시들은 고성장과 저비용 구조를 동시에 만족시켰다. 올해 영예의 전국 1위는 16% 이상의 폭발적인 임금 상승률을 기록하며 연봉 중간값 $59,003.60를 기록한 앨라배마주 버밍엄이 차지했으며, 플로리다주의 탬파가 채용률 급등(3.45%)에 힘입어 2위로 올라섰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는 4위를 차지했다.
기술 산업의 메카인 서부 실리콘밸리 권역은 인공지능(AI) 특수에 따른 고용 회복세 덕에 산호세가 3위, 샌프란시스코가 7위에 오르는 등 깜짝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AI 수혜에서 비껴간 시애틀(38위), 포틀랜드, 샌디에이고 등 다른 전통적 IT 거점 도시들은 고비용과 고용 둔화의 이중고를 겪으며 하위권으로 추락하는 등 기술 허브 간 양극화 현상도 뚜렷해졌다.
전문가들은 노스캐롤라이나주를 포함한 남부 메트로 지역들이 높은 삶의 질과 확실한 커리어 시작 기회를 동시에 보장하는 만큼, 학자금 대출과 물가고에 신음하는 미국 대졸 초년생들의 남부 행렬이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