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리=김선엽 기자]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립학교 학생들을 표적으로 삼아 치명적인 마약인 펜타닐을 유통한 20대 마약상에게 미국 법원이 이례적으로 중형을 선고했다. 미 전역에서 청소년을 노린 소셜미디어 기반의 위조 약물 유통이 독버섯처럼 번지면서 보건 및 사법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 등 남부 지역의 펜타닐로 인한 10대 피해자 수가 연일 급증하며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주리주 연방법원 크리스티안 스티븐스 판사는 사립학교인 세인트루이스 프라이어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게이지 휴스겐(당시 16세)에게 가짜 잔액스를 판매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자키 살만(23)에게 징역 20년형을 선고했다. 이는 검찰이 구형한 형량의 두 배에 달하는 중형이다. 스티븐스 판사는 “살만이 비극적인 결과를 예견하고도 아이들의 목숨을 담보로 위험한 도박을 벌였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사망한 휴스겐은 지난 2022년 대입 시험 등을 앞두고 학업 성적을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집중력을 높여주는 알약’을 구매했다. 그가 유명 불안치료제인 ‘잔액스(Xanax)’인 줄 알고 복용한 알약은 마약 조직이 캘리포니아 등지에서 밀반입한 가짜 약물로, 치명적인 독성을 가진 합성 마약 ‘펜타닐’이 다량 함유되어 있었다.
미 마약단속국(DEA) 수사 결과, 이들 마약 조직은 텔레그램과 인스타그램 등 청소년들의 접근이 쉬운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들은 매일 판매 가능한 마약 리스트를 마치 음식점 메뉴판처럼 구성해 광고했으며, 부유한 사립학교 학생이나 청소년들이 모이는 파티 등을 찾아내 대상을 선별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 같은 비극은 비단 미주리주만의 일이 아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카이저가족재단(KFF)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12~17세 청소년 마약 과다복용 사망자는 연간 700명에 육박하며 이 중 76%가 휴스겐의 사례와 같은 ‘가짜 알약’ 속 펜타닐로 인해 사망했다.
특히 남부 지역 청소년들의 피해가 심각하다. 조지아주 보건부(DPH)에 따르면 최근 청소년층의 펜타닐 사망 가속도는 800%에 달하며, 청소년 마약 사망 원인의 80%가 펜타닐로 확인됐다. K Voice Today 위치한 노스캐롤라이나 지역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노스캐롤라이나 보건당국(NCDHHS) 조사 결과 청소년 펜타닐 사망자는 불과 수년 사이에 6배 이상 증가한 연간 25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현지 사법당국이 압수해 성분을 분석한 위조 의약품 10개 중 7개 이상에서 치명적인 농도의 펜타닐이 검출됐다.
보건 전문가들은 “최근 10대들의 마약 노출은 단순한 유흥 목적을 넘어 학업 불안과 우울증을 해소하려는 자가 치료성 접근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라며 “소셜미디어를 통한 불법 의약품 거래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대대적인 교육과 차단 조치가 시급하다”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