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잠자리에 들기 전 유튜브 쇼츠(YouTube Shorts)나 틱톡(TikTok), 인스타그램 릴스(Reels)를 몇 분만 보려다 한 시간 넘게 스마트폰을 내려놓지 못한 경험은 이제 흔한 일상이 됐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이러한 ‘취침 전 숏폼 영상 시청’이 단순한 습관을 넘어 수면의 질과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잇따라 경고하고 있다.
숏폼 영상은 수십 초 단위의 짧은 콘텐츠가 자동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새로운 영상이 끊임없이 제공되면서 뇌는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고, 도파민 분비가 반복돼 쉽게 휴식 상태로 전환되지 못한다. 수면 전문가들은 독서는 뇌를 진정시키는 반면, 스크롤은 뇌를 각성 상태로 유지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자동재생과 인공지능(AI) 추천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한 편만 더”라는 심리로 계속 영상을 넘기도록 설계돼 있다. 이 때문에 취침 시간이 계속 늦어지는 ‘취침 미루기(Bedtime Procrastination)’ 현상이 발생하며, 실제 수면 시간이 감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연구에 따르면 숏폼 영상 이용 시간이 길수록 잠드는 시간이 늦어지고, 밤중 각성이 증가하며, 아침 피로감이 심해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특히 숏폼 영상 의존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수면의 질이 낮고 불안감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에게는 영향이 더욱 크게 나타났다. 청소년 대상 연구에서는 숏폼 영상 중독 수준이 높을수록 사회불안과 수면장애가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보고됐으며, 연구진은 성장기 뇌 발달 과정에서 이러한 습관이 더욱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숏폼 콘텐츠가 집중력과 충동 조절 능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대규모 메타분석에서는 숏폼 영상 이용량이 많을수록 주의력과 억제 조절 능력이 낮고, 불안·우울·스트레스 및 수면장애와 관련성이 높게 나타났다. 다만 연구자들은 이러한 연구가 대부분 연관성을 보여주는 것이며, 모든 이용자에게 동일한 결과가 나타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이 같은 우려가 커지면서 플랫폼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유튜브는 모바일 앱에서 쇼츠 일일 시청 시간 제한 기능을 도입한 데 이어, 최근에는 쇼츠 피드를 사실상 차단할 수 있는 수준의 설정까지 확대했다. 이는 과도한 숏폼 소비를 줄이기 위한 기능으로 평가된다.
수면 전문가들은 잠들기 최소 30~60분 전에는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독서나 명상, 잔잔한 음악, 오디오북 등 자극이 적은 활동으로 뇌를 안정시키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문제는 쇼츠 자체가 아니라, 잠들기 직전 무한 스크롤이 일상이 되는 습관”이라며 “취침 전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