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보로=김선엽 기자] 미국 내 성씨 분포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계 성씨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나 인구 구조 변화의 흐름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연방 인구조사국(U.S. Census Bureau)은 14일 발표한 2020년 센서스 성씨 분석 자료에서 2010년 이후 10년 동안 가장 빠르게 증가한 성씨 대부분이 아시아계였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장(Zhang), 류(Liu), 왕(Wang) 성씨가 증가 속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미국에서 가장 흔한 성씨 상위 5개는 여전히 Smith, Johnson, Williams, Brown, Jones 순으로 10년 전과 동일했다.
상위 10개 성씨에는 Garcia, Miller, Rodriguez, Davis, Martinez도 포함됐으며, 이 가운데 Rodriguez가 Davis를 제치고 8위로 상승한 것이 유일한 순위 변화였다.
전문가들은 아시아계 성씨 증가 현상이 단순한 이름 변화가 아니라 미국 사회의 인구 구조 변화와 직접 연결돼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아시아계는 21세기 들어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한 주요 인종·민족 집단으로 현재 전체 인구의 약 7%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이민 확대와 2세 인구 증가의 영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최근 이민 정책 변화에 따라 향후 증가 속도는 다소 완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센서스는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이름(first name) 통계도 함께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가장 흔한 남성 이름은 Michael, John, James, David, Robert, 여성 이름은 Mary, Maria, Jennifer, Elizabeth, Patricia였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결과가 사회보장국(SSA)의 신생아 이름 통계와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센서스는 전 연령층을 포함하는 반면 SSA 통계는 출생아 기준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름 선택이 문화적 노출과 사회적 영향의 산물이라고 설명한다. 즉 이민 증가, 세대 교체, 사회 다양성 확대가 앞으로 미국 성씨 지도에도 계속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한인 사회에서도 대표 성씨인 김(Kim), 이(Lee), 박(Park) 성씨 역시 미국 내 꾸준한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 인구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김 성씨는 이미 2000년 센서스 기준 약 19만 명으로 전체 성씨 순위 109위권에 진입했으며, 이후 한인 인구 증가와 함께 현재는 80~100위권 수준까지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 성씨 역시 같은 흐름 속에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 성씨의 경우 중국계와 영국계 등 다양한 인종 집단이 함께 사용하는 성씨이기 때문에 한인 인구 증가 영향이 통계상 직접적으로 드러나지는 않는 특징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성씨 순위 이동이 아니라 미국 내 아시아계 인구 확대, 특히 한인과 중국계 이민 증가 흐름을 반영하는 대표적 지표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김·이·박 성씨가 전체 인구의 약 45%를 차지할 정도로 대표적인 성씨로 알려져 있어, 한인 인구 증가가 이어질 경우 향후 미국 내 성씨 분포에서도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