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김선엽 기자] 지난 25일 밤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발생한 백악관 출입기자단(WHCA) 연례 만찬 총격 사건의 용의자 콜 토머스 앨런(31)이 범행 직전 가족에게 ‘선언문(manifesto)’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 당국은 이번 사건을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를 겨냥한 계획적인 정치 테러로 규정하고 수사력을 집중했다.
연방수사국(FBI)과 현지 경찰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토런스 출신의 전직 교사인 앨런은 범행 직전 형에게 자신의 계획이 담긴 문건을 전송했다. 이 문서에서 그는 자신을 ‘친절한 연방 암살자(Friendly Federal Assassin)’라고 지칭했다. 특히 그는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을 직급순으로 나열하며 공격 대상으로 삼겠다는 구체적인 의도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형은 사건 직후 코네티컷주 경찰에 해당 내용을 신고했다.
사건은 오후 8시 36분경 만찬이 진행되던 호텔 내 메인 보안 검색대 인근에서 발생했다. 산탄총과 권총, 다수의 흉기로 무장한 앨런은 금속 탐지기 구역을 강행 돌파하려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저지하는 비밀경호국(USSS) 요원에게 총격을 가했다. 다행히 해당 요원은 방탄조끼를 착용해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당시 행사장 안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J.D. 밴스 부통령을 비롯해 약 2,600명의 정·관·언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 중이었다. 총성이 울리자 경호 요원들이 즉각 단상으로 뛰어올라 대통령 내외와 부통령을 긴급 대피시켰다. 만찬장 내부의 참석자들은 테이블 아래로 몸을 숨기며 극도의 공포에 떨었다. 앨런은 현장에서 경호 인력에 의해 제압 및 체포됐으며, 현재 연방 구치소에 수감됐다.
장닌 피로 워싱턴 D.C. 연방검사는 앨런을 연방 요원 공격 및 폭력 범죄 시 총기 사용 등 중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당국은 앨런이 캘리포니아에서 워싱턴까지 열차로 이동한 경로와 호텔 투숙 과정에서의 무기 반입 경위를 정밀 추적 중이다.
이번 사건으로 미 최고위층이 집결하는 행사의 보안 시스템이 무력화됐다는 비판이 거셌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용의자를 ‘외로운 늑대’라고 지칭하면서도, 현재의 호텔 행사장보다 더 안전한 별도의 백악관 전용 연회장 건설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앨런에 대한 첫 법정 심리는 현지 시간으로 월요일에 열렸다.
사진 출처: AgnosticPreachersKid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