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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나스닥 데뷔 첫날 13% 급등…265억 달러 조달 ‘역대급 흥행’

공모가 대비 14% 높은 가격으로 출발…장중 177달러까지 치솟아

K Voice Today by K Voice Today
2026년 07월 11일
in Atlanta, Editor's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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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나스닥 데뷔 첫날 13% 급등…265억 달러 조달 ‘역대급 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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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SK하이닉스가 미국 나스닥 시장에 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지난 10일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오프닝벨’ 행사를 시작으로 정규 거래에 들어간 SK하이닉스 ADR은 공모가 149달러 대비 13%가 넘게 폭등하며 성공적인 첫 거래일을 마쳤다.

나스닥 글로벌셀렉트마켓에서 임시 종목코드 ‘SKHYV’로 거래를 시작한 SK하이닉스 ADR은 170달러로 시초가를 형성했다. 이는 전날 확정된 공모가 149달러보다 약 14% 높은 수준이다. 장중 한때 177달러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한 뒤 168.49달러로 첫날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공모가 대비 약 13.1% 상승한 수치다.

이날 마감가 기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약 1조2000억 달러로 추산되며, 이는 미국 메모리 반도체 경쟁사인 마이크론의 시가총액(약 1조1000억 달러)을 뛰어넘는 규모다. 임시 코드로 거래된 ADR은 오는 13일부터 정식 티커 ‘SKHY’로 변경돼 정규 거래에 들어간다.

SK하이닉스는 이번 ADR 공모를 통해 총 1억7790만 주를 주당 149달러에 발행해 약 265억 달러(약 36조~40조 원)를 조달했다. 이는 2014년 알리바바그룹이 세운 기존 기록(약 250억 달러)을 넘어서는 외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 사상 최대 규모다. 미국 기업까지 포함하면 지난달 성사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상장(857억 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거래로 기록됐다.

공모 과정에서는 기관 수요 예측 당시 총 주문이 공모 물량의 7배를 넘는 이례적인 오버서브스크립션을 기록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프리미엄 프라이싱’이다. 통상 대규모 신주 공모는 기존 주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책정되는 것이 관례이지만, SK하이닉스는 전날 한국 증시 종가를 ADR 기준으로 환산한 가격보다 오히려 약 3% 높은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를 단순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가 아닌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인프라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행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고승범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 곽노정 대표이사 등 경영진이 총출동해 상장 벨을 눌렀다. 곽노정 대표는 “불과 25년 전 우리 회사는 반도체 시장의 심각한 위기 속에 창사 이래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며 파산 위기에 처했지만 이를 견뎌내고 길을 찾았다”며 “미국은 인공지능의 중심지로서 혁신을 필요로 하는 고객과 생태계, 인재가 모두 모여 있는 곳이며 우리는 단순히 기회를 좇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여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밥 맥쿠이 나스닥 아시아태평양 의장도 “이번 상장은 SK하이닉스뿐 아니라 한국·아시아 자본시장 전체에도 매우 의미 있는 순간”이라며 “이제 SK하이닉스는 세계 최고의 기술 선도 기업들과 나란히 이름을 올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넬슨 그리그즈 나스닥 사장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이번 상장을 “블록버스터”로 표현하며 다른 글로벌 기업들의 미 증시 입성을 자극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ADR 발행의 기초가 되는 신주는 오는 29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추가 상장돼 국내에서도 유통될 예정이며, 공모대금 납입 절차는 오는 14일 최종 마무리된다.

이번 상장이 시장의 큰 관심을 받은 배경에는 ‘밸류에이션 재평가’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점유율 세계 1위(58%)로 3위 업체인 마이크론(21%)을 크게 앞서면서도, 정작 주가수익비율(PER)은 마이크론보다 낮게 형성돼 왔다. 로이터통신은 상장을 앞두고 마이크론의 12개월 선행 PER이 6.66배인 반면 SK하이닉스는 5.5배 수준이라며, 마이크론이 시장 점유율은 낮지만 세계 최대 투자자 풀에 대한 직접 접근성이라는 이점을 누려온 만큼 이번 나스닥 상장이 이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HSBC는 마이크론이 지난 13년간 SK하이닉스 대비 평균 35%의 주가 프리미엄을 받아온 배경으로 미국 투자자에 대한 우수한 접근성과 주주친화적 정책을 꼽은 바 있다.

실제로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 샌디스크, 씨게이트 등 미국 증시에 상장된 메모리·저장장치 기업들과 같은 무대에서 직접 비교·평가받게 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즉각적인 재평가를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한다. 대만 TSMC의 미국 ADR이 최근 대만 본주보다 12%가량, 한때는 26%까지 높은 가격에 거래된 전례를 들어, 이런 ‘ADR 프리미엄’이 본주 가격 상승으로 곧바로 전이되기보다는 두 시장 간 가격 괴리로 고착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투자회사 AJ벨의 댄 코츠워스 투자책임자는 이번 흥행에 대해 “미국 내 수요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강했다”며 “메모리 반도체 상승세가 정점을 찍은 것이 아니라 단순한 숨 고르기 국면이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최근 반도체 업계 전반의 단기 조정과 AI 지출 둔화 우려로 SK하이닉스 주가가 최근 최고점 대비 약 25% 하락한 상태에서 이번 공모가 이뤄졌다는 점도 짚어볼 대목이다. 다만 최근 12개월 기준으로는 여전히 약 680%에 이르는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어, 메모리 반도체 특유의 경기 순환(다운턴) 리스크와 철저한 수익성 검증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결국 이번 ADR 상장의 성패가 SK하이닉스의 HBM 경쟁력과 향후 실적에 달려 있으며, 이것이 곧 한국 대표 기업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얼마나 걷어낼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설명: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과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고승범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이 10일(현지시간)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오프닝 벨 행사에서 ADR 거래 개시를 알리는 개장 벨을 울리고 있다. 사진=Nasdaq, In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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