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버스, OH=김선엽 기자] 미국 연방 정부와 주 정부가 공공 의료보험인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지원) 재정을 좀먹는 보건의료 사기 범죄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홈 헬스케어(가정 보건)와 아동 자폐증 치료 분야가 사기 세력의 주요 표적이 되면서 국가 재정에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MS)는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에 높은 위험을 초래하는 것으로 식별된 오하이오주 내 홈 헬스케어 제공업체 49곳의 자격을 일시 정지했다고 4일 발표했다.
메흐메트 오즈 CMS 청장은 이날 오하이오주 콜롬버스에서 연방 및 주 수사 당국과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고강도 반부패 집행 조치를 전격 공개했다. 오즈 청장은 “오하이오주 전체 홈 헬스케어 지출액인 15억 달러 중 무려 3분의 1이 콜롬버스 주변 지역에서 청구됐다”라며 “이는 정상적인 통계적 예상치의 3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조사 과정에서 사기 행각의 대담함도 드러났다. 오즈 청장은 오하이오주 내 단 하나의 도로에 무려 288개의 홈 헬스케어 시설이 서류상 등록되어 있던 사례를 폭로하며 “도저히 믿기 힘든 일이다. 현장 확인 결과 일부 건물은 완전히 비어 있었으며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전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사기 세력이 유령 회사를 차려놓고 국가 보조금을 타냈다는 의미다.
이번 적발에 따라 마이크 드와인 오하이오 주지사의 요청을 수용해 오하이오주 전역의 신규 홈 헬스케어 및 호스피스 업체 등록이 6개월간 전면 금지됐다. 앞서 연방 정부는 지난 5월 13일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전국 단위의 신규 등록 유예(모라토리엄) 조치를 단행한 바 있으며, 오하이오주는 이에 발맞춰 GPS 기반 전자방문인증(EVV) 도입 등 자체 방지책을 추가했다.
이날 회견에서는 아동 자폐증 치료 법률을 악용한 대규모 부당 청구 실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오즈 청장은 “자폐 아동 치료의 평균 지급액은 20만 달러 수준이지만, 일부 부도덕한 제공업체 9곳이 100만 달러 이상을 청구했고 대담하게 300만 달러를 가로챈 업체도 있었다”라며 “이는 정작 치료가 시급한 아동의 기회를 박탈하는 범죄”라고 성토했다. 실제 지난 5월 미네소타주에서도 자폐스펙트럼장애(ASD) 환자 치료비 명목으로 총 4,660만 달러 상당의 국가 재정을 편취한 일당이 국토안보부(DHS)와 FBI에 의해 체포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토드 블랜치 미국 법무장관 대행은 제공되지도 않은 의료 서비스에 대해 3,000만 달러를 허위 청구한 혐의로 오하이오주 공무원 2명을 포함한 4명을 32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블랜치 대행은 “지금 드러난 수치는 전국적인 사기 범죄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라며 “연방과 주 정부 간의 철저한 정보 공유와 공조 없이는 지능화되는 의료 사기를 막을 수 없다”라고 철저한 수사 의지를 밝혔다.
정부는 오하이오주와의 협력을 시작으로 타 주 정부에도 사기 방지 데이터를 개방하고 전국적인 메디케이드 프로그램 감사를 확대해 보건재정 누수를 전방위로 차단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