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언론단체와 기자, 시민단체, 노조 등이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연방
요원들이 지역 시위 현장에서 언론인과 시민을 침묵시키기 위해 ‘극단적 폭력(extreme brutality)’을
사용했다며, 헌법이 보장한 ‘언론 및 표현의 자유(First Amendment)’가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시카고 지역 언론과 폴리티코 등의 보도에 따르면, 소송은 블록클럽 시카고(Block Club Chicago),
시카고 헤드라인 클럽(Chicago Headline Club), 시카고 지역 언론인 노조, 그리고 일부 기자와 시위
참가자 개인이 공동으로 지난 6일 제기했다.
원고 측은 52쪽 분량의 소장에서 “연방 요원들이 즉각적 위협이 되지 않는 언론인과 시민을
‘위협하고 침묵시키기 위해’ 행동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시카고 서버브 브로드뷰 타운내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 처리시설 앞 시위 현장에서 발생했다. 소장은 “현대 미국 역사에서 이처럼
헌법의 근간을 훼손하고 주의 경찰권을 빼앗아 연방 요원이 불법적 임무를 수행하도록 지시한
사례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소송은 시카고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무력 사용을 견제하려는 가장 최근의 법적 대응으로, 연방
요원과 시위대간 충돌이 계속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주방위군(National Guard)를 시카고에
추가 파견했다.
원고 측은 법원에 “시위대가 평화적으로 집회할 권리, 그리고 기자들이 연방 요원의 활동과 이에
대한 시민 시위를 ‘관찰·기록·보도할 권리’를 보호해 달라”고 요청했다.
소송에는 연방 요원이 기자 6명을 고의로 겨냥해 페퍼볼이나 최루탄을 발사했다는 사례가 포함됐다.
피해 기자들은 모두 언론 신분증을 명확히 착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또 시위 참가자 및 주민 8명이
ICE 요원들의 ‘폭력적 대응’으로 부상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중에는 시위 현장에서 기도를 올리던
지역 장로교회 목사 1명도 포함됐다. 그는 페퍼볼에 맞고 최루개스로 뒤덮였다고 진술했다.
시카고 CBS 뉴스의 한 기자는 “얼굴에 페퍼볼이 튀어 화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현장 영상에는
시위대가 ICE 차량을 막는 과정에서 연방 요원들이 군중을 향해 최루탄과 페퍼볼을 발사하는 장면이
담겼다. 소장은 “연방 요원의 폭력은 해산 명령이나 불법 행위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단지 반대
의견을 침묵시키고 공포를 조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ICE 시설 앞 충돌과 시내 범죄 진압을 명분으로 수백명의 주방위군(텍사스 등)
병력을 시카고에 투입했다. 이에 맞서 일리노이 주정부와 시카고 시정부도 같은 날 행정부를 상대로
병력 배치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담당 판사는 “9일까지 결정을 내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백악관 대변인 애비게일 잭슨은 성명을 통해 “연방 요원들이 좌파 폭도(left-wing rioters)의 공격을
받았다”며, “요원들은 자신과 연방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정당한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시민은 평화적으로 시위할 자유가 있지만 폭동을 일으키거나 법 집행관을 공격하면 그에 따른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방국토안보부(DHS)의 트리샤 맥러플린 공보차관은 “연방 요원이 폭력을 증가시키는 시위대의
공격에 직면하고 있다. 헌법 제1조가 보호하는 것은 ‘폭동이 아닌 평화적 집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언론인들에게 폭력 사태를 취재할 때 각별히 주의하라. 연방 요원들이 위험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ICE 측은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