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미국에서 ‘중산층’으로 분류되는 가구 소득 수준이 크게 상승한 가운데,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급등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 전문 사이트 ‘고뱅킹레이츠(GOBankingRates)’가 연방센서스국(U.S. Census Bureau)의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중산층 소득 구간이 가장 크게 오른 주는 ▲워싱턴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유타 ▲오리건 순으로 집계됐다.
50개주 가운데 전국 1위에 오른 워싱턴주는 기술산업 성장으로 중산층 소득 60% 이상 급증했다. 워싱턴주는 2013년 3만 9,652~11만 8,956 달러였던 중산층 가구 소득이 2023년에는 6만 3,301~18만 9,904 달러로 확대됐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테크기업이 몰린 시애틀 지역의 급격한 임금 상승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캘리포니아는 10년전 4만 729~12만 2,188 달러였던 중산층 소득이 2023년에는 6만 4,223~19만 2,668 달러로 뛰어 두 번째로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테크 산업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성장으로 평균 소득이 오르면서도, 주택·생활비 부담이 함께 커져 ‘고소득 중산층’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콜로라도의 중산층 범위는 10년전 3만 8,955~11만 6,866 달러에서 2023년에는 6만 1,647~18만 4,940 달러로 올라 전국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덴버를 중심으로 한 IT·에너지·관광 산업의 성장과 고소득 전문직 인구의 유입이 소득 구조 변화를 이끌었다. 다만, 주택 가격 상승으로 실질적 중산층 생활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타는 2013년 3만 9,214~11만 7,642달러였던 중산층 소득이 2023년 6만 1,167~18만 3,500 달러로 상승해 4위를 차지했다. 젊은 노동인구와 빠른 경제 성장, ‘실리콘 슬로프(Silicon Slopes)’로 불리는 기술 스타트업 산업의 확대가 중산층 확장을 주도했다.
5위를 기록한 오리건주는 2013년 3만 3,486~10만 458 달러에서 2023년 5만 3,617~16만 852 달러로 올랐다. 포틀랜드를 중심으로 급등한 주택 가격이 중산층 소득 범위를 끌어올렸지만, 생활비 부담으로 실질적 ‘중산층의 여유’는 줄었다는 지적이 있다.
이처럼 상위 5개주가 모두 서부 지역에 집중된 것은 테크 산업의 성장, 인구 유입, 도시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알래스카처럼 산업 성장률이 완만한 지역에서는 중산층 소득 변화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전문가들은 “중산층의 정의가 이제 단순한 소득 수준이 아니라, 부채 관리·재정 안정성·주거 여건 등을 포함한 ‘경제적 지속가능성’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특히 고소득 지역의 중산층은 높은 생활비로 인해 과거보다 체감 여유가 줄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