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테슬라가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의 생산을 접는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에 “내년 중반께 기가팩토리 텍사스에서 사이버트럭 생산을 줄여 나가며, 사이버캡 생산을 늘릴 공간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 11월 첫 인도 이후 3년 반 만이다.
발표 직후 테슬라 주가는 4.7% 올랐다. 월가에서는 “머스크가 로봇과 로보택시에 집중하면서 사이버트럭 증설 부담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목표 25만 대, 현실은 3만 대
머스크는 사이버트럭 출시 후 연 25만 대 판매를 예상해 왔다. 현실은 크게 다르다. 테슬라는 사이버트럭 판매량을 따로 공개하지 않지만, 3분기 ‘기타 모델’ 인도량은 8,295대로 1년 전보다 48% 줄었다. 전문 매체 일렉트렉은 이 가운데 7,000~8,000대가 사이버트럭이라고 추정했다. 연간 3만 대 안팎으로, 설치 용량(12만 5,000대 이상)의 4분의 1 수준이다.
미국 시장 집계는 더 낮다.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3,519대, 2분기 3,744대로, 2024년 3분기(1만 4,416대)에서 크게 줄었다. S&P 글로벌 모빌리티 자료에서는 지난해 4분기 스페이스X가 1,279대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 관련 회사 전체 구매는 1,339대로 미국 등록의 약 19%였다.
가격은 오히려 올랐다
테슬라는 수요를 살리려 보급형을 잇달아 내놨다가 거둬들였다. 2월 59,990달러짜리 듀얼모터 AWD를 ’10일 한정’으로 내놓고 3월에 69,990달러로 올렸고, 8월에는 다시 74,990달러로 인상했다. 이번 발표와 함께 듀얼모터 AWD 주문도 중단돼 프리미엄과 사이버비스트만 주문할 수 있다. 2019년 공개 당시 제시된 시작가(39,900달러)의 두 배 가까운 값이다.
해외 시장도 막혔다. 테슬라는 지난달 호주·뉴질랜드 예약자에게 주문 무효와 보증금 환불을 통보했다. 사이버트럭이 좌측통행(좌핸들) 사양으로만 만들어지는 탓이다.
“공간 때문” vs “수요 때문”
머스크는 사이버캡 생산 확대를 이유로 들었으나 의문도 나온다. 일렉트렉은 기가 텍사스 부지가 충분히 넓고 사이버트럭 라인이 설치 용량의 일부만 쓰고 있다며, 사이버트럭을 접는 진짜 이유는 판매 부진이라고 짚었다. 사이버캡의 텍사스 등록 대수도 10월 말 기준 463대에 그친다. 올해 모델 S·X를 단종하고 프레몬트 라인을 옵티머스에 내줄 때와 같은 방식이라는 시각도 있다.
테슬라의 투자 규모는 상당하다. 일렉트렉은 연구개발과 공급망 구축, 자체 생산 라인을 합쳐 수십억 달러가 들었고, 누적 인도는 7만 대 안팎이어서 현금 흐름이 흑자였던 적이 없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이는 외부 추정이다.
남은 과제는 기존 오너
기존 오너에게 중요한 것은 부품과 정비다. 머스크는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중고 시세는 이미 약세다. 출시 초기 오너들은 1년도 안 돼 구매가의 37~38%가 깎인 트레이드인 견적을 받았고, 테슬라는 사이버트럭에 인증 중고차 프로그램이나 연장 보증도 제공하지 않는다. 단종 발표로 시세 불안이 커질 수 있다.
사이버트럭은 스테인리스 외골격, 후륜 조향, 스티어 바이 와이어 같은 시도로 주목받았지만 판매에서는 기대에 못 미쳤다. 테슬라는 이제 완전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이버캡에 승부를 걸고 있다. 테슬라는 사이버트럭 종료 후 재고 판매 일정이나 부품·서비스 지원 기간을 아직 밝히지 않았다.
사진 출처: autoevolution / Photo by Elena Luchi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