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 GA=김선엽 기자] 마이크로소프트가 조지아주 북서부 롬(Rome) 인근에 3개 건물, 총 166만 제곱피트(SF) 규모의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짓겠다며 지난 20일 주 정부에 광역개발영향평가(DRI) 신청서를 제출했다. 완공 목표는 2032년이며, CoStar News에 따르면 이 사업은 애틀랜타 대도시권 밖에 들어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첫 조지아 데이터센터가 된다.
프로젝트 부지는 롬 도심 북서쪽 허페이커 로드(Huffaker Road)의 349에이커 토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3년 이 땅을 약 1,390만 달러에 사들였고, 당시 내부 코드명은 ‘프로젝트 파이어크래커(Project Firecracker)’였다. 이번 신청서에는 ATL80이라는 사업명이 붙었다.
데이터센터 전문 매체 DCD(Data Center Dynamics)가 신청서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총 전력 용량은 422MW이며 조지아 파워(Georgia Power)가 공급한다. 완공 후 상시 고용은 150명으로 예상된다. 카운티 당국은 이 부지가 조지아 파워를 통해 충분한 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플로이드 카운티는 데이터센터를 막지는 않지만, 올해 들어 문턱을 높였다. AllOnGeorgia 보도를 인용한 Baxtel에 따르면 카운티는 6월 신규 데이터센터 사업에 80일간의 모라토리엄(일시 중단)을 적용했고, 8월 25일에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이 조례는 데이터센터를 중공업(Heavy Industrial) 용도지역으로 한정하고, 전력·용수·광대역 통신 영향 평가를 요구한다. 뉴스레터가 전한 소음·수질오염 방지 대책과 전력 사용 제한 요건도 같은 흐름에 있다.
조지아주는 지난해 11월 데이터센터를 ‘기술 시설’로 분류해 DRI 심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번 신청서 제출은 그 절차를 따른 것이다. 다만 DRI는 지역 간 영향을 검토하는 절차이지 사업 허가 자체가 아니므로, 롬 캠퍼스는 이후 지방정부 단계의 인허가를 별도로 거쳐야 한다.
롬 일대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외에도 데이터센터 계획이 잇따르고 있다. DCD는 쿠사(Coosa) 고등학교 인근 114에이커 부지와 아틀라스 디벨롭먼트(Atlas Development)의 ‘프로젝트 새시(Project Sassy)’를 보도했다. 후자는 178에이커를 중공업 용도로 바꾸려는 계획이다. 지역 주민 사이에서는 환경 우려를 제기하는 청원도 나온다. 용수 사용량을 둘러싼 자료 간 차이도 눈에 띈다. DCD는 신청서상 최대 용수 공급량을 하루 13,500갤런으로 전했으나, 지역 뉴스레터 Druck은 같은 서류를 근거로 하루 13만 5천 갤런이라고 보도했다. 주 정부 서류 원문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애틀랜타 밖으로 번지는 조지아 데이터센터 지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카터스빌, 칼리지파크, 더글라스빌, 리시아 스프링스, 팔메토 등 조지아 곳곳에 운영 중이거나 개발 예정인 데이터센터를 두고 있다. 한 달 전에는 유니언시티에 2개 건물, 91만 SF 규모의 ‘ATL50’ 캠퍼스 DRI를 제출했고, 올해 5월에는 타이론(Tyrone) 프로젝트를 공식 확인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애틀랜타 ‘페어워터(Fairwater)’ 사이트를 가동했다.
경쟁사의 투자도 큰 폭으로 늘었다.
OpenAI의 ‘프로젝트 카멜리아(Project Camellia)’는 1,400에이커 부지에 들어서며, 조지아 파워가 2028~2032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전력을 공급한다. OpenAI는 전력 인프라 비용을 전액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의 라그레인지 확장은 기존 첫 건물 옆에 두 번째 건물을 짓는 계획이다.
문제는 전력이다. 조지아 파워는 2030년까지 약 8,200~8,500MW의 부하 증가를 예상하며, 증가분의 약 80%를 데이터센터 수요로 본다. 조지아 공공서비스위원회(PSC)는 이에 맞춘 대규모 발전 확충을 승인했다. 소비자 단체와 환경 단체는 수요가 실현되지 않을 경우 비용이 일반 고객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편 사바나 시의회는 8월 10MW 이상 대형 데이터센터에 대한 155일 모라토리엄 조례안을 안건에 올렸다. 지역마다 속도 조절 논의가 병행되고 있다.
시장의 초점은 ‘수요가 충분한가’에서 ‘충분히 빨리 지을 수 있는가’로 옮겨가고 있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Kansas City Fed)의 최근 경제 브리프는 그 이유를 전력 설비에서 찾는다. 보고서 요약에 따르면 2019년 이후 변압기·배전용 설비의 생산자 물가는 약 91%, 개폐장치(스위치기어)는 약 85% 올랐다. 같은 기간 제조업 전체 물가 상승률은 40%였다. 수입량은 2019년보다 약 80% 많고, 관련 업종 가동률은 87%로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전력 설비 국내 생산은 오히려 2019년보다 약 9% 적다.
업계도 반응하고 있다. 지멘스는 7월 독일 개폐장치 생산능력 확대에 3억 4,1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미국에서는 이미 1억 6,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턴(Eaton)은 네브래스카에 개폐장치 공장을 짓는다. 다만 증설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롬 캠퍼스처럼 2032년을 목표로 하는 장기 프로젝트도 설비 조달 일정을 변수로 안고 간다.
자금 조달은 여전히 원활하다. S&P 글로벌 레이팅스가 지난 23일 공개한 대시보드는 북미 데이터센터 관련 32개 거래에 연계된 부채가 1,053억 달러에 이르고, 이를 뒷받침하는 시설이 143개, 전력 용량이 약 8.7GW라고 밝혔다. S&P는 데이터센터 수요가 당분간 강할 것으로 보면서도, 전력 제약과 인허가 문제, 지역사회 반발, 규제 대응이 신규 개발을 지연시키거나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평가사 KBRA는 10월 9일 데이터뱅크(DataBank)의 2026-2/3/4 시리즈 채권에 예비 등급을 부여했다. 담보는 데이터센터 38곳이며, 6월 기준 연환산 월 반복 매출(AMRR)은 약 5억 5,520만 달러다. CoStar는 이 채권 규모를 6억 5천만 달러, 고객사를 1,851곳으로 전했다. 단일 고객의 매출 비중은 3.6%를 넘지 않고, AI 관련 고객 비중은 9.1%라는 것이 CoStar 보도의 설명이다.
부동산 시장에는 무엇을 뜻하나
데이터센터 입지의 3대 조건은 전력, 토지, 광통신망이다. 조지아주는 세 가지를 모두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개발이 애틀랜타 대도시권을 넘어 롬, 라그레인지, 사바나 쪽으로 퍼지면서 주변 부동산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영향은 완공 수년 전, 부지 확보와 인허가 단계부터 시작될 수 있다.
- 토지 소유주: 대형 송전선, 변전소, 주요 도로와 가까운 땅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매각이나 매입옵션 계약 전에 데이터센터·산업용 개발 부지로서의 가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 상업용 부동산 투자자: 개발 지역 인근의 산업용 부동산, 플렉스 공간, 개발 가능 토지가 주목 대상이다. 다만 승인 여부, 지방정부 규제, 전력 공급 가능성에 따라 일정이 바뀔 수 있다.
- 숙박·외식·소매업: 수년간 이어지는 공사 기간 동안 현장 근로자의 숙박, 식사, 물품 수요가 생긴다. 롬과 플로이드 카운티에서는 평일 숙박 수요가 늘 가능성이 있다.
- 주택 구입 예정자: 기업 투자와 건설 활동은 인근 주택과 임대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다. 지역 개발 동향을 미리 파악해 두는 것이 가격 변화에 대비하는 첫걸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