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에서 태어난 외국 정부 비시민 직원의 자녀에게 자동 출생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도록 immigration 규정을 전격 개정했다. 지난 6월 미 대법원의 출생시민권 제한 위헌 판결 이후 약 두 달 만에 나온 우회적 강경 조치다.
미국 국토안보부(DHS)와 시민이민권리국(USCIS)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령한 행정명령 14418호(EO 14418)의 후속 이행을 위해 이 같은 내용의 중간 최종 규정(Interim Final Rule)을 발표하고 4일부터 즉시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규정 개정의 핵심은 출생시민권 적용 제외 대상의 대폭 확대다. 기존에는 완전한 외교관 면책특권을 누리는 대사·공사 등 ‘외교관(Foreign Diplomatic Officer)’의 자녀만 출생시민권 예외 대상이었다. 그러나 새 규정은 대폭 확장된 개념인 ‘외국 정부 직원(Foreign Government Employee)’을 적용하여, 영사관 직원, 국영기업 근무자, 정부 계약직 및 개인 수행원의 자녀까지 시민권 자동 부여 대상에서 배제했다.
출생시민권 대상에서 제외된 해당 자녀들에게는 영주권(Lawful Permanent Resident) 신청 기회가 대신 제공된다. 이에 따라 DHS는 영주권 신분 조정 신청서(Form I-485) 서식과 지침을 수정하고, 해당 아동이 자발적으로 영주권 등록을 신청할 수 있는 절차를 신설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6월 30일 미 대법원이 Trump v. Barbara 사건에서 불법체류자 및 임시 체류자 자녀에 대한 출생시민권 제한 행정명령을 수정헌법 제14조 위반으로 무효화한 데 따른 대응책이다. 대법원이 헌법상 인정되는 ‘외교관 예외’를 엄격히 한정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외교관 조항의 해석 범위를 최대한 확장하여 출생시민권 제한 기조를 이어나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개정 규정이 현장에 즉각 적용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DHS는 메릴랜드 연방법원이 하급심 판결(Casa Inc. v. Trump)을 통해 발령한 예비적 가처분 명령(Preliminary Injunction)을 준수해야 함에 따라, 해당 소송 대상자들에 대해서는 규정 집행을 일시 유예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와 인권단체들의 반발도 거세다. 시민자유연합(ACLU) 등은 “헌법이 보장한 출생시민권의 범위를 행정부가 임의로 축소하려는 불법적 시도”라며 법원 항고 및 적용 금지 가처분 신청을 확대한 상태다. DHS는 관보 공식 게재 예정일인 9월 9일을 앞두고 연방 포털을 통해 공공 의견을 수렴 중이나, 최종 법적 승패는 연방법원의 가처분 유지 여부와 향후 대법원 재심리에 의해 갈릴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