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마크웨인 멀린(Markwayne Mullin) 미 국토안보부(DHS) 장관이 오는 11월 중간선거 당일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투표소에 배치될 수 있는 조건을 구체적으로 밝히면서,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이 제기해온 ‘유권자 위협’ 우려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멀린 장관은 1일 뉴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ICE는 투표소를 순찰하러 가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구체적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그곳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투표소에 갈 유일한 이유는 그곳에 위협이 있거나, 우리가 계속 추적해온 대상에 대한 영장을 집행하는 경우뿐”이라며 조건을 명확히 했다. 그는 또 “ICE의 임무는 이민·세관 단속이다. 영장을 집행해야 한다면 우리는 필요한 곳에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DHS는 별도 성명에서 ICE가 투표소를 겨냥한 작전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으며, 한 고위 DHS 관계자는 중간선거 당일에도 ICE가 평소와 같은 업무를 수행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언은 지난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멀린 장관이 “요원들이 투표소에 갈 유일한 이유는 구체적인 위협이 있을 때뿐이며, 위협용이 아니다”라고 밝힌 입장과 궤를 같이한다. 당시 엘리사 슬롯킨(민주·미시간) 상원의원은 “대통령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허용할 것이라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며 강하게 압박했다.
민주당 “위법 소지” 반발…법으로 무장요원 투표소 진입 금지
민주당 의원들과 투표권 관련 단체들은 ICE의 투표소 개입 자체가 유권자 위협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연방법은 무장 요원이 선거가 열리는 장소에 있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이들은 ICE의 투표소 진입이 위법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코네티컷주 하원은 지난 4월 ICE의 투표소 관련 활동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멀린 장관은 이날 이런 비판에 대해 “민주당은 온갖 공포 조장 발언을 쏟아내며 ICE와 트럼프 행정부를 최대한 나쁘게 보이도록 만들려 한다”고 반박하며, 관련 여론 악화의 책임을 정치적 반대 세력에게 돌렸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7월 27일부터 8월 29일까지 뉴욕주 전역에서 범죄 전력이 있는 비시민권자를 겨냥해 진행된 ‘Operation Rotten Apple’ 작전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DHS는 이 작전으로 뉴욕주에서 불법이민자 2,197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최근 미니애폴리스에서 ICE·세관국경보호청(CBP) 요원에 의한 총격 사망 사건이 발생하는 등 ICE의 법 집행 방식에 대한 전국적 관심이 높아진 상황도 이번 발언에 대한 주목도를 키운 배경으로 꼽혔다.
중간선거 앞둔 공화당, ‘탄핵 위협’을 선거 전략으로
이번 ICE 관련 논란과는 별개로, 공화당 내부에서는 11월 중간선거 결과에 따른 탄핵 가능성이 반복적으로 거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하원 공화당 연찬회에서 “중간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면 그들이 이유를 만들어 나를 탄핵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당 단합을 촉구했다. 이후에도 그는 폭스뉴스 인터뷰 등에서 “그들은 뭔가를 찾아낼 것”이라며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할 경우 자신에 대한 탄핵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반복해서 밝혔다.
역대 중간선거에서 집권당이 하원 의석을 잃는 경향이 뚜렷했던 만큼, 공화당은 현재 근소한 하원 다수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NBC뉴스에 따르면 공화당 전략가들은 오히려 ‘3차 탄핵 위협’을 유권자 결집을 위한 핵심 선거 메시지로 적극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ICE의 투표소 개입 논란과 탄핵 관련 발언은 각각 별도로 보도된 사안으로, 두 이슈를 직접적인 인과관계로 연결한 공식 보도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진출처 = 미 국토안보부(DH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