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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살아도 상속세 폭탄”… 한인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한국 상속·증여세 지형도

2027년 가상자산 과세, 2026년 거주자 판정 기준 변경, 부동산세제 개편까지... 놓치면 수억 원 차이

K Voice Today by K Voice Today
2026년 09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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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살아도 상속세 폭탄”… 한인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한국 상속·증여세 지형도

[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거주자냐 비거주자냐, 그 한 단어가 수억 원의 세금을 가른다. 미국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도 예외는 아니다. 2026년부터 거주자 판정 기준이 더 엄격해지고 2027년 가상자산 과세까지 시행을 앞두면서, 미국에 사는 한인들의 상속·증여 셈법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거주자냐 비거주자냐”가 모든 것을 가른다

미국에 사는 한인들에게 부모의 한국 자산 상속 문제는 언젠가 반드시 마주치는 숙제다. 그런데 세금의 크기를 좌우하는 첫 번째 질문은 재산의 종류가 아니라 “돌아가신 부모님이 한국 세법상 거주자였는가, 비거주자였는가”다.

피상속인이 한국 거주자로 사망하면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모든 자산—주식, 예금, 부동산—이 한국 상속세 과세 대상에 들어간다. 반대로 비거주자로 사망하면 국내 자산에만 세금이 매겨지지만, 대신 공제 혜택이 크게 줄어든다. 배우자공제와 일괄공제가 적용되지 않고 기초공제 2억 원만 인정되는 것이다. 실제 사례로, 서울에 30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남기고 사망한 경우 거주자였다면 배우자공제 최대 18억 원과 일괄공제 5억 원을 더해 23억 원이 공제되지만, 비거주자였다면 공제가 2억 원에 그쳐 세액 차이가 수억 원에 이를 수 있다.

여기서 상속인—재산을 받는 자녀 등—이 거주자인지 비거주자인지는 원칙적으로 고려 대상이 아니다. 기준은 어디까지나 돌아가신 사람이다. 다만 한국에 거주하는 자녀가 한 명이라도 있어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 한국에 있다”고 판단되면, 해외에 살던 피상속인도 거주자로 분류될 여지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026년부터 “183일 규칙”이 더 엄격해진다

거주자 여부는 흔히 ‘183일 이상 국내 체류’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가족의 거주지, 건강보험 가입 여부, 생활 근거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국세청은 가족이 해외에 머물고 본인만 183일 이상 한국에 체류해도 비거주자로 판정될 수 있는 반면, 가족 전체가 입국해 의료보험까지 가입하면 183일이 되지 않아도 거주자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2026년 1월 1일 이후 개시하는 과세기간부터는 거주자 판정 기준 자체가 넓어졌다. 종전에는 한 해(1~12월) 안에서만 183일을 계산했지만, 이제는 두 과세기간에 걸쳐 계속 체류한 일수도 합산된다. 그동안 역이민·은퇴 귀국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연말에 입국해 첫해 체류일을 줄이는 방식으로 비거주자 지위를 늦게까지 유지해 왔는데, 이 ‘틈’이 사실상 사라진 것이다. 역이민이나 은퇴 귀국을 계획 중인 한인이라면 입국 시점 설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역이민을 준비하는 교민들에게 “재산이 먼저, 사람이 나중”이라는 원칙을 강조한다. 비거주자 신분일 때 해외 자산을 국내로 옮기면 그 재산이 외국에서 형성됐다는 점이 명확해지지만, 거주자 신분으로 송금하면 국세청이 자금 출처 소명을 요구하며 세무조사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시민권자·영주권자, 이중 신고는 피할 수 없다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한국 자산을 상속받거나 남기고 사망하면 한국 상속세와 미국 Estate Tax(연방 상속세)가 동시에 문제될 수 있다. 두 나라는 상속·증여세 관련 조세협약을 맺고 있지 않아, 각자의 세법에 따라 독립적으로 과세가 이뤄진다.

미국 연방 상속세는 2026년 기준 유산이 약 1,500만 달러를 넘어야 부과되므로 대다수 가정은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피상속인이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 중 미국을 실질적 생활 근거지로 삼은 사람(세법상 ‘domicile’로 인정되는 경우, 이하 ‘US person’)이라면 원칙적으로 이 기준을 넘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Form 706 신고 의무 검토가 필요하고, 한국에서 낸 세금은 Form 706-CE를 통해 공제받을 수 있다. 반대로 한국에서는 거주자가 해외 자산에 대해 현지에서 낸 세금을 외국납부세액으로 공제해주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어 이론적으로는 이중과세가 조정되지만, 실무적으로는 두 나라 모두에 각각 9개월의 신고 기한이 있고 한국 납부가 먼저 완료돼야 미국 측 공제가 가능해 신고 순서와 타이밍 관리가 까다롭다.

다만 여기서 짚어야 할 것은, 한국과 미국의 이중거주자로 판정되는 경우다. 소득세라면 조세조약에 따라 한 나라의 거주자로만 분류되지만, 상속·증여세는 조세조약 자체가 없어 이중거주자는 세율이 높은 나라 기준으로 전 재산에 대해 세금을 부담하게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사전증여, “10년”과 “5년”의 함정

살아 있을 때 미리 증여해 상속세를 줄이려는 전략은 흔하지만, 시점 관리에 실패하면 오히려 세금이 늘어날 수 있다. 사망 전 10년 이내에 상속인(배우자, 자녀 등)에게 증여한 재산과, 5년 이내에 상속인이 아닌 제3자에게 증여한 재산은 모두 상속재산에 합산돼 다시 상속세로 정산된다.

이 때문에 증여재산공제(배우자 6억 원, 성인 자녀 5천만 원 등)를 활용해 가능한 한 일찍, 그리고 향후 가치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자산—예컨대 부동산이나 성장주—을 미리 증여해 평가차익 자체를 자녀 세대로 넘기는 전략이 여전히 유효한 절세 수단으로 꼽힌다.

단, 증여받는 자녀가 한국 세법상 비거주자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이 경우 국내 자산만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되고 공제도 적용되지 않으며, 증여자가 자녀와 함께 세금을 낼 연대납세 의무를 지게 된다. 미국에서 오래 거주해 완전한 비거주자가 된 자녀에게 한국 부동산이나 예금을 증여할 계획이라면 이 부분을 사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참고로 해외에 거주하는 자녀에게 외국 은행의 달러 등 해외 재산을 증여해도, 증여자가 한국 거주자라면 국제조세조정법에 따라 한국에서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다는 점도 놓치기 쉬운 대목이다.

2026년 세제개편안, “상속·증여세는 그대로”… 부동산은 실거주 중심으로

정부가 지난 8월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을 두고 상속·증여세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상속·증여세 과세체계 개편 내용은 이번 개편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개편의 초점은 부동산과 가상자산에 맞춰져 있다.

부동산 세제는 ‘주택 수’ 중심에서 ‘실거주 여부·주택 가액’ 중심으로 바뀐다. 1세대 1주택 실거주자는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가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늘어나 부담이 다소 줄어들지만,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는 기본공제가 9억 원으로 오히려 낮아져 다주택자와 같은 취급을 받는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현행 60%에서 70%로, 3주택 이상 보유자는 2028년부터 80%까지 단계적으로 오른다. 즉 미국에 살면서 한국에 투자 목적의 비거주 주택을 보유한 한인이라면 이번 개편으로 세 부담이 완화되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2027년 1월, 가상자산 과세가 드디어 시작된다

2022년 이후 세 차례나 미뤄졌던 가상자산 과세는 이번 개편안에 유예 방안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예정대로 2027년 1월 1일 시행될 전망이다. 국내 거래소든 해외 거래소든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소득 중 연 25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기타소득세 20%와 지방소득세를 합쳐 22%의 세율이 매겨진다. 시행 이전부터 보유한 코인은 실제 취득가액과 2026년 12월 31일 당시 시가 중 더 큰 금액을 취득가액으로 인정받아, 그 이전 상승분에는 세금이 붙지 않는다. 첫 신고·납부는 2028년 5월이다.

주의할 점은 코인을 원화로 바꿀 때만 과세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비트코인을 이더리움이나 테더 등 다른 코인으로 교환하는 것도 처분으로 간주돼, 원화를 직접 받지 않아도 교환 시점의 이익에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

해외금융계좌 신고, “거주자”에게만 해당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해외 은행 계좌나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계좌 잔액의 합계가 연중 매월 말일 중 단 하루라도 5억 원을 초과하면, 이듬해 6월 한 달간 국세청에 계좌 정보를 신고해야 한다. 2023년부터는 해외 가상자산사업자를 통해 개설한 계좌도 신고 대상에 포함됐고, 2026년부터는 해외 신탁도 새롭게 신고 의무 대상에 추가됐다. 신고를 하지 않거나 축소 신고하면 미신고 금액의 최대 10%(한도 10억 원)에 이르는 과태료가 부과되고, 금액이 클 경우 명단 공개나 형사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이 제도는 어디까지나 한국 세법상 거주자 또는 내국법인에게 적용된다. 미국에서 오래 거주해 한국 세법상 완전한 비거주자로 인정받는 재외국민이라면, 원칙적으로 해외금융계좌 신고 의무 자체가 발생하지 않는다. 반대로 미국에 살더라도 한국 내 생활 기반(가족, 자산, 체류일 등)이 남아 있어 세법상 거주자로 판정된다면, 미국 내 코인 거래소나 증권 계좌도 신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이 문제 역시 출발점은 다시 ‘거주자 판정’으로 돌아간다.


정리하자면, 미국 거주 한인이 한국 상속·증여 문제를 준비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재산의 종류나 금액이 아니라 본인과 부모의 한국 세법상 거주자 지위이며, 2026년부터 그 판정 기준 자체가 더 엄격해졌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미국 Estate Tax와의 이중 신고 구조, 사전증여의 합산 기간, 비거주 자녀에 대한 증여 시 공제 배제, 그리고 2027년 예정된 가상자산 과세까지 겹치면서, 한 번의 실수가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세금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자산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는 한인 가정이라면 한국과 미국 양쪽 세무·법률 전문가의 교차 검토를 받을 것을 권한다.

※ 본 기사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세무·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실제 적용 시에는 반드시 한국과 미국 양국의 세무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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