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GA=김선엽 기자] 조지아주에 글로벌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0월 한 달 동안 집계된 주요 기업들의 조지아주 내 투자 발표액은 총 54억5천만 달러 규모이며, 이를 통해 창출될 예상 일자리는 5,675개에 달한다. 다만 전체의 73%는 아직 착공 전인 아우디 한 건에 쏠려 있어, 이 숫자는 ‘계획’의 규모로 읽어야 한다.
조지아 주지사실이 10월 23일 정리한 발표와 이후 아우디 발표를 합치면, 10월 1일부터 24일까지 기업 투자 발표는 모두 6건이다. 투자액 합계는 약 54억5천만 달러, 일자리 합계는 약 5,700개다. 주지사실은 이를 “역사적” 흐름이라고 표현했다.
가장 큰 건은 아우디다. 10월 24일, 아우디는 피치 카운티 중부 조지아 메가사이트에 약 40억 달러를 투자해 첫 미국 공장을 짓고 약 4,500명을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연간 20만 대 규모의 대형 SUV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정은 멀다. 부지 조성은 2027년, 착공은 2028년, 본격 생산은 2031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에서 “다음 달 착공”이라고 한 것과는 다르다.
두 번째는 미쓰비시 파워다. 10월 23일, 사바나 공장에 4억9천만 달러를 투자해 면적을 두 배로 늘리고 220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전력 수요 급증이 배경이다.
나머지 네 건은 다음과 같다. 블루버드는 10월 21일 포트밸리에 약 3억 달러 규모의 스쿨버스 신공장을 짓고 3년간 375명을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현대트랜시스는 10월 8일 웨스트포인트에 약 5억6천만 달러를 투자해 320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VDL 그룹은 10월 13일 게인스빌 확장에 수년에 걸쳐 약 7,700만 달러, 120개 일자리를 발표했다. MEC는 10월 1일 톰슨에 약 2,600만 달러 규모의 금속가공 공장을 세워 수년에 걸쳐 140명을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공통된 배경은 세 가지다. 첫째, 관세 압박 속에서 미국 내 생산을 늘리려는 움직임이다. 둘째,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발전 설비와 전력 인프라 관련 제조가 늘고 있다. 셋째, 항만·철도·고속도로 물류와 주정부의 인력 양성 프로그램 ‘조지아 퀵스타트’가 결합됐다. 또 상당수가 기존 입지의 확장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블루버드는 조지아에서 100년 가까이 생산해 왔고, 미쓰비시는 2009년 사바나에 진출했으며, 현대트랜시스도 웨스트포인트에 이미 약 1,250명을 고용하고 있다.
그러나 숫자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짚어야 할 점이 있다. 첫째, 발표액이 곧 들어온 돈은 아니다. 아우디의 차는 2030년대 초반에야 나오고, 미쓰비시와 현대트랜시스는 완공·착공 시기를 공개하지 않았다. 둘째, 아우디 편중이 크다. 아우디를 빼면 10월 투자 발표는 약 14억5천만 달러, 일자리 1,175개로 줄어든다. 셋째, 관세를 둘러싼 해석이 엇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덕분이라고 했지만, 비판자들은 아우디가 지난해 관세로 12억 유로의 손실을 봤고 조지아산 아우디가 나오기까지 수년이 걸린다고 지적한다. 일부 프로젝트는 수년 전부터 준비돼 온 것이기도 하다.
한인 독자에게 가장 가까운 건은 현대트랜시스다. 현대차그룹 계열인 이 회사는 웨스트포인트 기존 공장을 업그레이드하고 새 공장을 지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생산한다. 기존 고용 1,250명에 320명이 더해지면서 조지아 내 한국 제조 생태계도 한층 두터워진다.
한 가지 더 주의할 점이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켐프 주지사가 10월 8일 발표한 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10월 16일 “방금 발표했다”고 다시 언급한 것은 같은 건을 재언급한 것으로, 두 번 계산하면 안 된다.
범위를 한 달보다 조금 넓히면 그림은 더 커진다. 9월 22일 피렐리가 로마 공장 확장에 12억 달러, 1,000개 일자리를 발표한 것까지 합치면 최근 5주간의 투자 발표는 약 66억 달러, 일자리 6,700개 가까이에 이른다. 다만 피렐리는 10월 집계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발표가 실제 공장과 일자리로 이어지는지는 착공과 채용 일정을 지켜봐야 알 수 있다. 다만 아우디·미쓰비시·현대트랜시스 같은 굵직한 기업들이 잇따라 조지아를 투자처로 택했다는 점 자체는, 조지아주의 향후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