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선엽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귀화 시민권자의 시민권을 박탈하는 ‘탈귀화(denaturalization)’ 절차를 대폭 확대하면서 이민사회와 법조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 법무부(DOJ)는 약 300~384명의 귀화 시민을 시민권 박탈 대상자로 특정했으며, 이를 “첫 번째 물결”로 규정하고 추가 조치를 준비 중이다. 이는 과거 수십 건 수준에 머물던 탈귀화 정책과 비교할 때 전례 없는 규모다.
실제로 1990년부터 2017년까지 미국의 탈귀화 사례는 연평균 11건에 불과했으며,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도 연간 20여 건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2026년 현재 정부는 매월 100~200건의 탈귀화 사건을 발굴하도록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연간 최대 2,000건 이상의 대규모 확대가 예상된다.
법적으로 탈귀화는 시민권 취득 과정에서의 사기, 허위 진술, 범죄 은폐 등이 입증될 경우에만 가능하다. 실제로 최근에는 아동 성범죄 사실을 숨기고 시민권을 취득한 사례에 대해 시민권 박탈 소송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이 단순한 법 집행을 넘어 “조직적 캠페인”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사건 수를 늘리기 위한 사실상 ‘할당제’가 도입될 경우, 기준이 모호해지거나 정치적 악용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헌법상 시민권은 강력한 보호를 받는 권리이기 때문에 실제로 박탈이 확정되는 사례는 여전히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상자 규모가 수백 명으로 확대된 데 이어 향후 수천 건 단위로 증가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귀화 시민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정책이 향후 실제로 얼마나 확대될지, 그리고 법원이 어디까지 이를 인정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