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김선엽 기자] 텍사스주 북부 지역에서 촉발된 H-1B 전문직 취업비자 사기 의혹 수사가 미 전역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면서,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 등 동남부 지역 한인 사회와 소액 비즈니스 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연방 당국의 감시망이 단순 서류 미비를 넘어 기업의 실체와 고용 구조 전반으로 향하면서, 합법적 운영 중인 기업들조차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텍사스 주 법무당국이 북텍사스 지역 약 30개 기업을 대상으로 H-1B 비자 사기 의혹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연방 이민 당국 역시 전국 단위의 감시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현재는 특정 주에 국한된 사건처럼 보이지만, 구조적으로는 전국 확산 가능성이 높은 초기 단계”라고 진단한다.
연방 이민서비스국(U.S. Citizenship and Immigration Services, USCIS)은 최근 수년간 H-1B 비자 프로그램 내 부정 사용을 차단하기 위해 불시 현장 조사(site visit)를 확대해 왔다.
현재까지 노스캐롤라이나주나 조지아 등지에서 텍사스와 같은 대규모 공개 수사가 가시화되지는 않았으나, 이민법 전문가들은 미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이 이미 ‘조용한 단속’에 착수한 상태라고 진단한다. 조사 대상은 대기업을 넘어 IT 컨설팅, 의료 서비스, 재활 센터 등 인력 파견 및 재택근무 비중이 높은 중소 규모 사업체로 폭넓게 확대됐다.
특히 프로젝트 단위로 인력을 배치하는 IT 업체나, 직원이 각 가정에서 근무하는 홈케어 서비스, 주거지와 사업장이 혼재된 데이케어 업종 등이 ‘리스크 구간’으로 지목됐다. 이러한 업종은 사업 운영 방식이 합법적이라 하더라도, 현장 실사 과정에서 고용주와 피고용인의 물리적 위치가 불일치할 경우 비자 남용이나 허위 고용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수사의 단초가 제공되는 방식의 변화다. 특정 인플루언서가 의혹이 제기된 기업의 주소지를 직접 방문해 실체 여부를 확인하고, 이를 SNS를 통해 공론화하면 정치권이 압박을 가해 공식 수사로 이어지는 ‘여론 주도형’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기존의 하향식 연방 단속과는 전혀 다른 흐름으로, 특정 지역이나 인종 기반의 비즈니스가 여론의 표적이 될 경우 선별적 단속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노스캐롤라이나의 경제 허브인 샬롯과 조지아주 애틀랜타 역시 잠재적 영향권 내에 있다. 두 지역 모두 IT 및 의료 산업을 중심으로 외국인 전문 인력 의존도가 매우 높으며, 이민자 기반의 소규모 비즈니스가 활발한 공통점을 갖는다.
현지 한인 업계 내부에서는 이미 불안감이 확산 중이다. 한 한인 사업주는 “서류상 완벽을 기하려 노력하지만, 급여 지급 방식이나 근무 기록 관리 등 미세한 차이가 조사 과정에서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언어 장벽과 법적 대응 능력의 한계 역시 한인 사회가 직면한 현실적 장벽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전국적 단속의 초기 단계로 규정하고, ‘폭풍 전야’의 경계태세를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 특히 고용주들은 ▲고용 조건 변경 시 수정 신고(Amendment) 여부 ▲I-9 고용 자격 확인 서류 보관 상태 ▲실제 근무지와 서류상 주소의 일치 여부 등을 즉각 재점검해야 한다.
텍사스에서 시작된 이번 파장이 단순한 일회성 단속에 그칠지, 아니면 이민 고용 구조 전반을 흔드는 대대적인 사정 국면으로 전개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노스캐롤라이나 한인 사회 역시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며, 철저한 내부 감사와 법적 대비책 마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