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망(FinCEN)이 지난 11일, 기업투명성법(Corporate Transparency Act, CTA)에 따라 미국 내 법인과 미국인에게 부과됐던 실소유주 정보(Beneficial Ownership Information, BOI) 보고 의무를 영구적으로 폐지하는 최종 규칙을 발표했다. 이 규칙은 연방관보 게재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하며, FinCEN은 그동안 미국인들이 제출했던 기존 정보도 데이터베이스에서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2025년 3월 발표된 임시 규칙의 면제 조항을 그대로 영구화한 것으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규제 완화를 실현한 것”이라며 “국가 안보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수백만 소상공인의 부담스러운 보고 의무를 없앴다”고 밝혔다.
최종 규칙의 핵심 4가지
- 미국 설립 법인 전체 면제 영구화 — LLC, 법인, 유한파트너십 등 미국에서 서류 제출로 설립된 모든 사업체와 그 실소유주는 더 이상 BOI를 보고할 필요가 없다.
- FinCEN ID 보유자 갱신 의무 면제 — 이미 FinCEN ID를 발급받은 미국인은 기존에 제출한 정보를 갱신하거나 수정할 의무에서 벗어난다.
- 외국 기업의 ‘회사 신청인’ 보고 의무 폐지 — 외국 기업이 미국 내 사업 등록을 도운 미국인(‘company applicant’)의 정보를 보고할 필요가 없어진다.
- 외국 풀링 투자수단(pooled investment vehicle) 관련 면제 — 미국에 등록된 외국 투자기구가 지배하는 미국인의 정보 보고 의무도 사라진다.
여기에 더해 FinCEN은 미국인으로 추정되는 개인(미국 여권·운전면허 등과 연계된 정보)에 대한 기록을 데이터베이스에서 삭제하겠다고 확인했다.
미국 내 한인 사업자에게 어떤 의미인가
이번 조치는 미국에서 LLC나 소규모 법인을 운영 중인 한인 자영업자·사업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 행정 부담 해소: 그동안 신규 법인 설립 시 30일 이내 BOI 보고, 정보 변경 시 갱신 신고 등 소상공인에게는 생소하고 번거로운 절차였던 의무가 완전히 사라진다. 업계 단체인 전미독립사업자연맹(NFIB)은 이번 조치로 소기업들이 총 1,280억 달러 이상의 규제·컴플라이언스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추산했다.
- 개인정보 노출 우려 감소: 실소유주의 이름, 생년월일, 주소, 신분증 사본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연방 데이터베이스에 제출해야 했던 부담과, 이 정보가 해킹·유출될 위험에 대한 우려도 함께 해소된다.
- FinCEN ID 보유자도 추가 조치 불필요: 이미 신청을 마친 한인 사업자라면 별도로 정보를 갱신할 필요가 없다.
다만 놓치기 쉬운 예외 사항
기사만 보고 “이제 아무것도 신경 쓸 필요 없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몇 가지 중요한 예외와 유의점이 있다.
- 외국(비미국) 설립 법인은 여전히 대상: 한국에서 설립되어 미국에서 사업자 등록만 한 외국 법인(‘foreign reporting company’)은 여전히 외국인 실소유주에 대한 BOI를 보고해야 한다. 이번 면제는 어디까지나 ‘미국에서 설립된’ 법인과 ‘미국인’ 개인에 관한 것이며, 한국 본사가 미국에 지사·자회사를 낸 경우라면 별도로 확인이 필요하다.
- 주(州) 단위 규정은 별개: 뉴욕주의 ‘LLC Transparency Act’ 등 일부 주에서 독자적으로 시행 중인 유사 실소유주 공개 제도는 연방 규정과 무관하게 그대로 유지된다. 뉴욕·뉴저지 등에서 LLC를 운영하는 한인이라면 주 법률을 별도로 점검해야 한다.
- 법적 불확실성 존재: CTA 법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며, 이번 조치는 의회 입법이 아닌 행정 규칙(regulation)이다. 향후 정권 교체나 소송 결과에 따라 규칙이 재검토될 가능성이 있어, 법률 전문가들은 이미 준비해둔 실소유주 자료를 폐기하지 말고 보관해둘 것을 권고하고 있다.
- 정치적 논쟁 진행 중: 척 그래슬리·셸던 화이트하우스 상원의원 등은 이번 조치가 마약 카르텔의 자금세탁, 인신매매, 테러자금 조달 등을 추적하는 법 집행 도구를 없앤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 등 시민단체들도 “미국 기업을 범죄자들의 도피 수단으로 만드는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즉 이번 결정이 향후 소송이나 의회 차원의 재입법 시도로 다시 다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리
요약하면, 미국에서 LLC나 법인을 설립·운영 중인 대다수 한인 사업자에게는 실질적인 규제 완화이자 반가운 소식이다. 별도의 행동을 취할 필요 없이 보고 의무가 자동으로 사라지고, 기존에 제출한 정보도 삭제된다. 다만 ①한국 등 외국에서 설립된 법인이 미국에서 사업하는 경우, ②뉴욕주 등 주 차원의 별도 공개 제도가 있는 지역에서 사업하는 경우, ③향후 정책이 다시 바뀔 가능성에 대비한 서류 보관은 별도로 챙겨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