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보로, N.C.=김선엽 기자] 미국 전역에서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 장치인 촉매 변환기(catalytic converter) 절도 범죄가 다시 증가하면서 차량 소유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인 Toyota Prius 가 주요 표적으로 지목되면서 경찰이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Annapolis)와 워싱턴주 머킬티오(Mukilteo), 캘리포니아 남부 등 여러 지역 경찰기관들은 최근 촉매 변환기 절도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며 주민 경고문을 발표했다.
촉매 변환기는 자동차 배기가스 속 유해물질을 줄이는 장치로, 내부에는 팔라듐(Palladium), 백금(Platinum), 로듐(Rhodium) 등 고가의 희귀 금속이 포함돼 있다. 최근 국제 금속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범죄 조직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프리우스 같은 하이브리드 차량은 일반 내연기관 차량보다 촉매 변환기 내부의 귀금속 함량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암시장 거래 가치가 크다. 범인들은 차량 밑으로 빠르게 들어갈 수 있는 휴대용 잭과 전동 절단기를 사용해 단 몇 분 만에 부품을 떼어내는 수법을 사용한다.
워싱턴주 경찰 자료에 따르면 숙련된 절도범들은 짧게는 1분, 길어도 3분 이내에 범행을 끝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은 주로 심야 시간대 아파트 주차장이나 쇼핑센터, 거리 주차 구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프리우스가 특히 많이 노려지는 이유로 차량 구조를 꼽는다. 차체 하부 접근이 상대적으로 쉽고, 차량을 높게 들어 올리지 않아도 촉매 변환기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범죄 수법도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 캘리포니아 일부 지역에서는 절도 현장을 목격한 시민이 범인을 제지하려다 총기 위협을 받은 사례도 보고됐다. 경찰은 “절도범 상당수가 팀 단위로 움직이며 무장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직접 대치하지 말고 즉시 911에 신고할 것을 권고했다.
미 보험업계에 따르면 촉매 변환기 절도 피해 차량은 수리비가 최소 1,000달러에서 많게는 수천 달러까지 발생한다. 일부 하이브리드 차량은 부품 공급 부족으로 수리 기간도 길어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경찰은 피해 예방을 위해 다음과 같은 조치를 권고했다.
- 가능하면 실내 차고에 주차
- 야외 주차 시 조명이 밝고 CCTV가 있는 장소 이용
- 촉매 변환기 보호용 금속 커버·케이블 장치 설치
- 차량 식별번호(VIN) 각인
- 차량 경보 시스템 강화
전문가들은 “범죄자들은 가장 쉽고 빠르게 훔칠 수 있는 차량을 노린다”며 “보호 장치만 설치해도 범행을 포기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일부 주에서는 고철상과 중고 부품업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도 추진되고 있다. 촉매 변환기 거래 시 판매자 신원 확인과 거래 기록 보관을 의무화해 장물 유통 경로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한편 경찰은 촉매 변환기 절도가 특정 지역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조직 범죄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차량 소유주들의 지속적인 경계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