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미국 전역에서 학부모가 소셜미디어(SNS)에 무심코 올린 자녀의 평범한 일상 사진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아동 성착취물로 조작·유포되는 신종 범죄가 급증해 미 수사당국이 긴급 경고를 발령했다. 특히 SNS를 통한 가족사진 공유와 이른바 ‘셰어런팅(Sharenting·자녀의 일상을 SNS에 과도하게 공유하는 행위)’이 활발한 미국 내 한인 학부모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미국 실종학대아동포괄센터(NCMEC)가 발표한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범죄 신고 시스템인 ‘사이버팁라인(CyberTipline)’에 접수된 생성형 AI(GAI) 관련 아동 성착취 신고는 무려 150만 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는 가해자가 온라인에서 수집한 아동 사진을 AI 프로그램에 업로드해 성적 이미지 조작을 시도한 사례가 3만 건 이상, 정교한 텍스트 명령어 없이 오직 AI 도구만을 이용해 아동 일상 사진을 유해 파일로 무단 변조한 사례가 14만 5,000건 이상 적발됐다. NCMEC 관계자는 “과거처럼 아이들을 유인해 노출 사진을 직접 받아내던 수법에서 벗어나, 이제는 인터넷에 공개된 평범한 얼굴 사진을 도용해 AI 앱으로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뚝딱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경고했다.
실제 미국 내 사법 처리 사례를 보면 위험성은 이미 교민사회 턱밑까지 다다랐다. 최근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제기된 집단소송에 따르면 한 가해자는 의붓딸이 소파에서 잠든 일상 사진을 AI 프로그램에 입력해 무려 7,000여 장의 성착취 이미지를 생성한 뒤 온라인에서 거래하다 적발됐다. 또 다른 14세 청소년은 중학교 졸업식 당시 가족들과 찍은 평범한 기념사진이 도용돼 나체 합성물로 변조·유포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 같은 기술 악용 범죄는 국경이 없는 온라인의 특성상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하고 있다. 영국의 국가범죄청(NCA)과 인터넷워치재단(IWF)은 지난해 AI로 생성된 아동 성착취 영상 신고가 전년 대비 폭증해 3,440건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영국 정부는 16세 미만 아동의 소셜미디어 접근을 전면 금지하는 초강력 법안을 마련해 2027년 시행을 목표로 추진 중이며, 호주와 캐나다 등 주요국 정부도 미성년자의 SNS 이용 제한과 심야 접속 차단 등 규제를 속속 강화했다. 한국 역시 최근 일반 청소년들의 일상 사진을 무단 도용한 딥페이크 성착취물 단톡방 유포 사건이 전국적인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최근의 범죄자들은 인스타그램, 틱톡, 페이스북 등에서 수집한 아동의 얼굴을 일명 ‘누디파이(Nudify)’ 앱에 넣어 허위 나체 사진을 만든 뒤, 이를 빌미로 부모나 당사자에게 돈을 요구하는 ‘금융 섹스토션(성착취 협박)’ 수법까지 동원하고 있어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연방법무부(DOJ)와 수사당국은 “옷을 입고 찍은 지극히 무해한 가족사진이라 할지라도 최신 AI 기술을 거치면 얼마든지 극단적인 성착취물로 변형될 수 있다”며 “가족과 학교 모두 미성년자 자녀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는 행위를 극도로 자제해야 하며, 기존에 개설된 개인 SNS 계정은 반드시 가족과 지인만 게시물을 볼 수 있도록 비공개(Private)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력히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