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선엽 기자] 올여름 해외여행이나 고향 방문을 계획 중인 시민들의 발걸음이 무거워질 전망이다. 이란 전쟁의 여파로 항공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항공사들이 요금 인상과 노선 감축이라는 강력한 자구책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유나이티드 항공의 스콧 커비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료비 상승분을 반영하기 위해 올여름 항공 요금이 15~20%가량 인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록적인 연료가 급등 상황에서 항공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비용 일부를 고객에게 전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항공 요금 위기는 지난 2월 말 발생한 중동 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며 시작됐다. 전 세계 석유 공급망이 마비되자 항공유 가격은 불과 두 달 만에 두 배로 뛰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현재 전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 상황을 “역사상 가장 큰 공급 중단 사태”로 규정했다.
항공사들은 요금 인상 외에도 수익성이 낮은 노선을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 델타 항공은 뉴욕과 보스턴, 디트로이트에서 출발하는 일부 국내외 노선의 운항을 6월부터 9월까지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에어캐나다 역시 토론토와 몬트리올발 일부 노선을 감축했으며, 독일 루프트한자는 연료 절감을 위해 올여름까지 2만 회에 달하는 항공편을 취소했다.
여기에 수하물 수수료 인상도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유나이티드, 델타, 아메리칸, 사우스웨스트 등 주요 항공사들은 최근 일제히 위탁 수하물 요금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여행 비용을 아끼기 위해 ‘조기 예약’과 ‘유연성’을 강조했다. 여행 전문가들은 “전쟁 종결을 기다리며 예약을 미루는 것은 위험하다”며 “가급적 빨리 티켓을 예매하고, 주말보다는 주중 항공편을 이용하거나 위탁 수하물을 최소화하는 것이 비용을 줄이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에너지 위기로 인한 물가 상승 압박은 항공업계를 넘어 식료품 및 일반 서비스 요금으로도 번지고 있어 당분간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