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미국 전역에서 기생충 감염증인 ‘사이클로스포라증(Cyclosporiasis)’이 빠르게 확산함에 따라 연방 및 각 주 보건당국이 일제히 조사에 착수했다.
7월 9일 현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5월 유행 시즌이 시작된 이후 감염 환자가 발생한 지역은 미 전역 18개 주로 확대됐다. 특히 미시간주에서는 일주일 사이 환자가 폭증하며 누적 확진자가 1,251건을 기록해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오하이오주 역시 미시간 접경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500건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뉴욕주에서는 107건이 보고됐으며 뉴욕시의 경우 환자 발생률이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 밖에 텍사스주에서 48건의 확진자와 5명의 입원 환자가 발생했다.
남부 지역의 확산세도 이어졌다. 플로리다주는 최근 하룻밤 사이 환자가 추가되면서 누적 감염자 수가 60명으로 늘어났다. 탬파베이 인근의 힐스버러, 포크, 파스코 카운티 등에서 확진자가 잇따랐다. 조지아주 보건당국도 6~7월 연중 최고조에 달하는 계절성 유행 시기에 진입함에 따라 주민들에게 주의보를 발령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역시 감염 사례가 확인되어 보건당국의 모니터링 대상 지역에 포함됐다. 그린스보로를 포함한 각 지역 의료기관에는 의심 환자에 대한 정밀 스툴(분변) 검사를 시행하라는 지침이 내려졌다. 현재까지 미 전역에서 수십 명이 병원에 입원했으나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이번 감염증이 미세 기생충인 사이클로스포라에 오염된 신선 농산물이나 물을 섭취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유행 당시에는 상추, 고수, 바질, 베리류, 믹스 샐러드 등이 주요 오염원으로 확인됐다. 기생충은 분변으로 배출된 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전염성을 갖추기 때문에 사람 간의 직접적인 전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신 농장 단계에서 오염된 농업용수나 불량한 위생 환경을 통해 재배 과정에서 농작물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지목됐다.
감염 시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수양성 설사와 폭발적인 설사가 꼽힌다. 이 외에도 복통, 구토, 피로감, 식욕 부진, 미열 등이 동반됐다. 감염 후 증상이 나타나기까지는 보통 2일에서 14일이 소요되며, 치료받지 않을 경우 증상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수개월간 지속될 수 있다.
당국은 현재 다각적인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아직 단일 감염원이나 특정 식품을 규명하지 못했다. 기생충의 특성상 실험실 배양이 불가능하고 유통 경로가 복잡해 명확한 출처를 밝히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야외 활동과 식재료 소비가 늘어나는 시기인 만큼 개인위생과 식재료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단순한 물 세척만으로는 기생충이 쉽게 제거되지 않으므로 상추나 잎채소는 겉잎을 제거한 뒤 흐르는 물에 철저히 씻어야 하며, 가능한 한 익혀 먹는 것이 안전하다. 보건당국은 심한 설사 증상이 이틀 이상 지속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