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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토안보부, 취업비자 ’60일 유예기간’ 폐지 공식 추진…해고 다음 날 ‘불법체류’ 될 수도

H-1B·L-1·E-1·E-2·O-1·TN 소지자와 배우자·21세 미만 자녀까지 영향권 11일 연방관보 게재, 60일간 의견수렴…연내 확정 여부 주목

K Voice Today by K Voice Today
2026년 09월 10일
in Greensboro, Latest News, 내셔널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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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토안보부, 취업비자 ’60일 유예기간’ 폐지 공식 추진…해고 다음 날 ‘불법체류’ 될 수도

[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미국 연방 국토안보부(DHS)와 이민서비스국(USCIS)이 취업 관련 비이민비자 소지자에게 부여해온 ‘실직 후 60일 유예기간(discretionary 60-day grace period)’을 폐지하는 규정안을 공식 발표했다. 규정안 명칭은 “재량적 60일 유예기간 폐지(Eliminating the Discretionary 60-day Grace Period)”이며, 마크웨인 멀린 국토안보부 장관 명의로 서명됐다. 연방 관보 문서번호는 DHS Docket No. USCIS-2026-0364, 규제식별번호(RIN)는 1615-AD22다.

이 규정안은 지난 8월 6일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산하 정보규제심사국(OIRA)에 제출돼 심사를 받아왔으며, 8월 27일 심사를 통과했다. 이후 9월 10일 규정안 전문이 공개됐고, 11일 연방관보에 정식 게재되면서 60일간의 공개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간다. 절차대로라면 의견 제출 마감은 11월 10일이며, 이후 DHS가 최종 규정 확정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아직 확정된 규정은 아니며, 현재의 60일 유예기간은 최종 규정이 발효되기 전까지 그대로 유지된다.

현행 제도는 어떻게 운영돼왔나

60일 유예기간은 2016년 규정으로 도입돼 2017년부터 시행됐다. 그 이전에는 이런 제도 자체가 없었고, 취업 관계가 끝나면 곧바로 신분을 상실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시행 이후 약 10년간 E-1(무역업자), E-2(투자자), E-3(호주 전문직), H-1B(전문직 취업비자), H-1B1, L-1(주재원), O-1(특기자), TN(캐나다·멕시코 전문직) 등 비자 소지자는 고용이 종료되더라도 최대 60일 또는 I-94(입출국기록)에 명시된 체류기간 만료일 중 더 짧은 기간까지 미국에 합법적으로 머물 수 있었다. 이 기간 동안 새 고용주가 청원서를 내 미국 내에서 그대로 비자를 이전(포터빌리티)하거나, 학생 신분(F-1) 등으로 변경하거나, 영주권 절차를 진행하거나, 짐을 정리해 출국을 준비하는 것이 모두 가능했다.

규정이 바뀌면 무엇이 달라지나

DHS의 이번 제안이 그대로 확정되면 현행 규정(8 CFR 214.1(l)(2))의 60일 유예 조항 자체가 삭제된다. 이 경우 H-1B를 비롯한 해당 비자 소지자는 고용이 종료된 다음 날부터 ‘신분 유지 실패’ 상태로 간주되며, 별도의 다른 체류 근거가 없는 한 원칙적으로 즉시 미국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이는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와 21세 미만 자녀(종속 신분자) 역시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주재원으로 온 가족, 유학을 마치고 취업비자로 전환한 신입 직장인 모두 해당 규정 개정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든다.

DHS는 유예기간을 완전히 없애는 대신 기간을 단축하거나 일부 비자군에만 적용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는 조항 전체를 삭제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비이민 신분과 그 근거가 된 고용·활동 사이의 직접적 연계를 복원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남아있는 불확실성 — ‘포터빌리티’와의 충돌 가능성

이민 전문가들이 특히 주목하는 대목은 이번 규정안이 H-1B 근로자의 ‘포터빌리티(portability)’, 즉 새 고용주로의 비자 이전 제도와 어떻게 맞물리는지 명확히 규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H-1B 포터빌리티는 이민법(INA) 214(n)에 근거한 법률 조항으로 이번 규정 개정으로 직접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고용 종료 다음 날 곧바로 ‘신분 유지 실패’ 상태가 된 근로자가, I-94 만료일이 아직 남아있는 상태에서 포터빌리티나 체류신분 변경, 체류기간 연장 신청을 할 때 어떤 취급을 받는지에 대해서는 규정안 설명문(preamble)에서도 명확한 답을 주지 않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 부분이 실제 시행 시 가장 큰 쟁점이 될 소지가 크다고 지적한다.

업계·이민사회 반응

기업과 이민자 단체들은 즉각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H-1B 등 취업비자가 미국 내 숙련 인력 부족을 메우고 해외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유예기간 폐지가 특히 외국인 인력 의존도가 높은 기술 기업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실제로 인도 국적자가 H-1B 승인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번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인도계 근로자들이 가장 크게 노출된 집단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용주 입장에서도 해고·구조조정 시 외국인 직원에 대한 오프보딩(퇴직 처리) 절차를 지금보다 훨씬 촉박하게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 2기 들어 합법 이민 경로를 전반적으로 제한해온 정책 기조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국토안보부는 앞서 지난달 H-1B 비자 신청 수수료를 10만3265달러(약 1억4278만원) 수준으로 대폭 인상하기도 했다.

한인 사회에 미치는 영향

이번 규정안은 미국에서 취업비자로 근무 중인 한국 국적자와 그 가족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기업 주재원(L-1) 가정은 물론, 유학을 마치고 OPT(선택적 실무연수)를 거쳐 H-1B로 전환한 젊은 직장인, E-1·E-2 무역·투자 비자로 미국에 진출한 자영업자와 그 가족까지 모두 해당 규정의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특히 정리해고나 회사 사정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실직 시, 지금까지는 60일이라는 시간 동안 이직처를 구하거나 학생 신분으로 전환하는 등 ‘완충 장치’를 활용할 수 있었지만, 규정이 확정되면 이 여지가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지금 당장 달라지는 것은 없다

다만 현재로서는 규정이 ‘제안’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연방관보 게재(9월 11일) 이후 최소 60일간의 공개 의견수렴을 거쳐야 하고, DHS가 접수된 의견을 검토해 최종 규정을 확정하기까지는 통상 수개월이 추가로 소요된다. 최종 규정이 시행되기 전까지는 현행 60일 유예기간 제도가 그대로 유지된다. 이민법 전문가들은 “당장 고용·채용 관행을 바꿀 필요는 없다”면서도, 향후 실직 가능성에 대비해 그동안 받은 이민 관련 서류를 모두 정리해두고, 필요시 즉시 연락 가능한 이민 변호사를 미리 확보해 두는 등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의견 제출은 규정 확정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공식 절차인 만큼, 관심 있는 개인이나 기업은 regulations.gov에서 DHS Docket No. USCIS-2026-0364로 의견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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