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미국에서 K-뷰티를 접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아마존과 틱톡 등 온라인에서 주로 인기를 끌었던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이제 미국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찾는 대형 유통매장으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그 중심에 Target이 있다. Target은 9월 10일부터 600개 이상의 매장과 Target.com에서 새로운 뷰티 전용 공간 ‘Target Beauty Studio’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약 90개의 프레스티지·신흥·글로벌 브랜드와 1,600개 이상의 제품을 선보이며, 이 가운데 3분의 2 이상은 Target에 처음 입점하는 브랜드다.
이번 개편에는 어뮤즈(Amuse), 카자(Kaja), 롬앤(Rom&nd), 닥터멜락신(Dr.Melaxin), 퓨리토서울(Purito Seoul), 성분에디터(Sungboon Editor) 등 한국 브랜드가 포함됐다. 이 밖에도 아로마티카(Aromatica), 이퀄베리(Eqqualberry), 밀크터치(Milk Touch), 믹순(mixsoon), VT코스메틱스 등 한국 브랜드 제품이 Target의 새로운 뷰티 라인업에 들어갔다.
Target이 모든 매장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 주요 지역의 수백 개 매장에서 K-뷰티 제품을 일상적인 장보기 동선에서 직접 접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변화다.
얼타뷰티 대신 자체 뷰티 공간
Target Beauty Studio는 Target이 기존의 ‘Ulta Beauty at Target’ 파트너십 종료 이후 자체적으로 선보이는 새로운 뷰티 공간이다.
Target과 Ulta Beauty의 5년간 파트너십은 2026년 8월 16일 종료됐다. 이후 Target은 기존 숍인숍 모델을 대신해 자체적으로 브랜드를 선별하고 제품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뷰티 사업을 재편했다.
새로운 Beauty Studio에는 뷰티 어드바이저가 배치돼 제품 선택을 돕고, 브랜드별 체험 공간과 샘플링, 에디터 추천 및 인기 제품 중심의 큐레이션 등이 마련된다.
Target은 이번 개편을 통해 기존 고객이 익숙한 제품을 다시 구매하는 동시에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을 발견할 수 있도록 뷰티 쇼핑 경험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9월 26일에는 공식 론칭 행사도 열린다. 정오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되며, 대부분의 매장에서 첫 100명의 고객에게 Target Circle 특별 혜택이 제공될 예정이다.
아마존·틱톡에서 검증된 K-뷰티, Target으로
이번 입점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일부 K-뷰티 브랜드가 온라인에서 먼저 미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뒤 오프라인 대형 유통망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퀄베리다. 이퀄베리는 글로벌 커머스 기업 부스터스가 운영하는 스킨케어 브랜드로, 대표 제품인 ‘비타민 일루미네이팅 세럼’이 미국 아마존 세럼 카테고리 판매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퀄베리는 브랜드 출시 약 2년 만에 Target의 611개 매장에 동시에 입점한다고 밝혔으며, 온라인에서 확보한 미국 소비자 인지도를 오프라인 확장의 기반으로 삼고 있다.
미국 오프라인 시장에서도 이미 판매망을 넓혔다. 지난 5월 미국 올리브영 파사데나 매장에서 오프라인 판매를 시작했고, 영국 Boots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제품을 발견하고 구매하던 소비자가 이제는 대형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제품을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는 단계로 넘어간 셈이다.
Kaja도 틱톡 인기에서 전국 유통망으로
K-뷰티 메이크업 브랜드 Kaja 역시 비슷한 성장 경로를 보여준다. Kaja는 2018년 미미박스와 세포라가 공동 개발한 브랜드로, 대표 제품인 ‘Beauty Bento’ 아이섀도는 글로벌 누적 판매량 약 160만 개를 기록했다. 또한 2026년 6월 미국 TikTok Shop 아이섀도 카테고리 판매 1위에 오르며 소셜커머스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Kaja는 이번 Target Beauty Studio를 통해 611개 매장에 제품을 선보인다.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서 먼저 소비자의 관심을 확보한 브랜드가 이제는 미국 소비자의 일상적인 쇼핑 공간으로 들어오는 대표적인 사례다.
아로마티카도 오프라인 영토 확대
두피·헤어케어 브랜드 아로마티카도 미국 오프라인 유통망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아로마티카는 올해 상반기 Nordstrom 88개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한 데 이어 Target Beauty Studio에도 진출했다. 아로마테라피를 접목한 두피·헤어케어 제품을 앞세워 미국 소비자에게 새로운 헤어케어 루틴을 제시한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K-뷰티의 미국 진출 방식은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특정 한인 마켓이나 온라인 쇼핑몰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Sephora, Nordstrom, Target 등 미국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주류 유통망으로 판매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Target이 뷰티에 투자하는 이유
Target의 최근 실적에서도 뷰티 사업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Target이 지난달 발표한 2026 회계연도 2분기 실적에 따르면 순매출은 265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3% 증가했다. 비교매출은 3.8% 증가했으며, 매장 비교매출은 2.7%, 디지털 비교매출은 8.7% 늘었다. 당일배송 서비스도 25% 이상 성장했다. 특히 뷰티 부문 매출은 2분기 기준 약 36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7%대 증가했다.
2026 회계연도 상반기 뷰티 매출은 약 70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약 65억 달러보다 증가했다. 다만 이 실적을 9월 10일 시작된 Beauty Studio의 직접적인 성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번 실적은 Beauty Studio가 정식 출범하기 전에 집계된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같은 기존 뷰티 사업의 성장세가 Target이 대규모 자체 뷰티 공간을 확대하는 배경 가운데 하나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K-뷰티, ‘온라인 유행’에서 주류 유통으로
Target의 변화는 미국에서 K-뷰티가 확산되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K-뷰티 브랜드들은 그동안 아마존과 틱톡, 인스타그램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 소비자의 반응을 먼저 확인한 뒤 Sephora와 Ulta Beauty 같은 뷰티 전문 유통업체, Target과 Walmart 같은 대형 종합 유통업체로 판매망을 확대해 왔다.
CJ올리브영 역시 미국 시장에서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K-Beauty Edit’ 팝업을 운영하며 미국 소비자에게 한국 화장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런 흐름은 K-뷰티가 단순히 소셜미디어에서 일시적으로 유행하는 상품을 넘어 미국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접하고 구매하는 하나의 뷰티 카테고리로 자리 잡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한인 소비자에게 달라지는 점
이번 변화가 특히 눈에 띄는 이유는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소비자에게도 구매 방식의 선택지가 넓어지기 때문이다. 과거 한국 화장품을 구매하려면 H마트 등 한인 마켓이나 전문 K-뷰티 매장을 찾거나 아마존 같은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는 일부 지역의 Target에서도 롬앤, 카자, 어뮤즈 등 색조 제품부터 퓨리토서울, 닥터멜락신, 성분에디터, 믹순 등의 스킨케어, 아로마티카 등의 헤어케어 제품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미국인 소비자에게도 접근성이 크게 높아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K-뷰티를 이미 알고 있는 한인 소비자뿐 아니라 한국 화장품을 처음 접하는 미국 소비자에게도 Target이 새로운 유입 경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말 Target에서 확인하려면
다만 모든 Target 매장에 Beauty Studio가 설치되는 것은 아니다. Target은 600개 이상의 매장에서 운영을 시작하며, 브랜드와 제품의 진열 및 재고도 매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방문 전 Target.com에서 가까운 매장의 Beauty Studio 운영 여부와 원하는 제품의 재고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온라인에서 아마존과 틱톡을 통해 성장한 K-뷰티 브랜드들이 이제 미국 소비자의 생활 반경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K-뷰티를 사러 찾아가는 시대’에서 ‘동네 대형마트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사는 시대’로 넘어가는 변화가 시작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