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보로, N.C.=김선엽 기자] 본격적인 무더위 시작되는 6월 1일을 앞두고, 미국 전역의 도시들이 기후 변화로 인해 과거보다 훨씬 더 뜨겁고 긴 여름을 맞이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기후 과학 기구인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이 발표한 최신 분석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243개 주요 도시의 1970년부터 2025년까지의 여름철(6월~8월) 평균 기온 데이터를 추적한 결과 전체의 97%에 달하는 236개 도시에서 온난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들 도시의 여름 평균 기온은 55년 동안 평균 2.6°F(약 1.4°C) 상승했다.
여름철 온난화가 가장 가파르게 진행된 곳은 미국 서부와 남부 지역이다. 북서부 지역이 평균 3.8°F 상승해 가장 높은 상승 폭을 보였으며, 남서부(3.7°F)와 남부(3.0°F)가 그 뒤를 이었다. 도시별로는 네바다주 리노가 11.3°F 상승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고, 아이다호주 보이시(6.3°F), 텍사스주 엘파소(6.3°F) 순으로 기온이 많이 올랐다.
단순히 평균 기온만 오른 것이 아니다. 전체 분석 대상 도시의 96%에서 평년보다 더운 ‘이상 고온 일수’가 1970년대 초반에 비해 평균 22일이나 증가했다. 리노의 경우 고온 일수가 68일이나 늘어났으며, 텍사스주 휴스턴(58일), 조지아주 알바니(Albany, 55일) 등도 여름철 폭염 기간이 두 달 가까이 길어졌다.
이러한 기온 상승세는 비단 여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 국립기상청(NWS)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2일 그린스보로 지역의 일 최저 기온이 61°F를 기록하며 1979년의 역대 최고 최저기온 기록과 타이를 이룬 바 있다. 이는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밤사이 열이 식지 않는 대기 온난화 현상이 연중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올해 3월은 미국 본토 역사상 가장 기온이 높았던 3월로 기록되기도 했다.
클라이밋 센트럴은 분석 대상 도시의 91%(221개 도시)에서 발생한 여름철 온난화 원인의 최소 50% 이상이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 때문이라고 명시했다.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교통, 발전, 냉난방 과정에서 배출된 대량의 탄소 오염 물질이 온실효과를 일으켜 열을 가두었기 때문이다. 자연적인 기후 변동성이나 도시 열섬 현상 등은 부차적인 요인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여름이 길어지고 뜨거워질수록 대중교통 및 야외 노동자의 보건 환경이 급격히 악화된다고 경고했다. 현재 폭염은 미국 내 기상 관련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냉방 수요 폭증에 따른 주민들의 에너지 비용 부담 가중, 전력망 과부하, 가뭄 및 대형 산불 발생 위험성 증가 등 전방위적인 사회·경제적 피해가 우려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