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보로, N.C.=김선엽 기자] 미국 이민의 패러다임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엄격해졌다. 미국 현지에 체류하며 영주권을 취득하던 전통적인 방식이 사실상 막히게 됐다. 앞으로는 영주권을 취득하기 위해서 한국 등 본국으로 돌아가 영사 인터뷰를 거치는 절차가 의무화됐기 때문이다.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은 미국 안에서 영주권을 받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본국으로 돌아가 비자 인터뷰를 받는 영사 절차를 지난 22일 기해 전격 의무화했다. 비이민 비자로 입국했다면 미국 내 체류 신분과 상관없이 일단 본국으로 돌아가 영주권을 신청하는 것이 법의 원래 취지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제는 미국 내에 거주 중인 F-1 유학생, H-1B 전문직 근로자, 그리고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한 배우자까지 영주권 취득을 위해서는 미국을 떠나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미국 안에서 신분조정을 완료하려면 현지를 떠날 수 없는 극단적이고 예외적인 상황을 신청자가 직접 증명해야 한다. 이를 증명하지 못할 경우 심사관의 자의적 재량에 따라 영주권 신청이 전면 거부될 수 있다.
이민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인해 수많은 이민자 가정이 장기간 강제로 분리될 위험에 처했다고 우려했다. 해외로 출국해 대사관 인터뷰를 기다리는 동안 현지 직장이나 학업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어렵고, 자칫 이민 비자 발급이 지연되거나 거절될 경우 미국으로의 재입국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까다로워진 절차적 규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연방 정부의 임시 최종 규칙(IFR)에 따라 오는 7월 10일부터는 이민 신청 서류에서 디지털 복사 서명이나 대리 서명이 적발될 경우, 보완 요구나 수정 기회 없이 신청이 즉시 거부된다. 이 경우 기존에 납부한 수백 달러에서 수천 달러에 달하는 접수 수수료는 일절 반환되지 않으며 접수 날짜(우선일자)도 무효 처리된다.
여기에 더해 연방 정부는 특정 국가 출신자들에 대한 이민 비자 발급을 잠정 중단하고 심사를 강화하는 행정 조치를 병행하고 있어 전체적인 영주권 적체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영주권 문호 개방만을 기다리던 수십만 명의 대기자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됐다.
그린스보로를 비롯한 미 전역의 이민법 변호사들은 “미국 내 체류 신분을 철저히 유지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라며 “섣불리 미국 내 신분조정 서류를 접수하기보다, 청원서(I-140 등) 승인 후 안전하게 출국하여 해외 대사관 인터뷰를 준비하는 역발상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