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verton, Oregon=김선엽 기자] 세계 최대 스포츠용품 기업 나이키가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체 인력의 2%에 해당하는 1,400명을 감원하는 강수를 뒀다. 이는 올해 초 자동화 도입으로 인한 감원에 이은 추가 조치로, 나이키의 위기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3일 벤카테시 알라기리사미 나이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사내 메모를 통해 글로벌 운영 및 기술 부문의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감원은 북미, 유럽, 아시아 전역에 걸쳐 시행되며 특히 IT 부문에 집중된다. 나이키는 기술 운영 거점을 오리건주 본사와 인도 기술 센터 두 곳으로 통합해 조직의 복잡성을 줄이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모닝스타의 데이비드 슈워츠 분석가는 “이번 감원은 나이키가 직면한 문제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깊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나이키 주가는 이달 초 중국 시장 매출 급감 전망과 함께 1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디다스와 호카 등 신흥 강자들에게 시장 점유율을 내준 상황에서 회복 속도가 더디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작년 취임한 엘리엇 힐 CEO는 ‘Win Now’라는 이름의 회생 전략을 통해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힐 CEO는 “장기적 수익 성장을 위해 기반을 다지는 고통스러운 과정”이라며 이번 감원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나이키는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절감된 비용을 혁신적인 제품 개발과 핵심 스포츠 카테고리 강화에 재투자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나이키의 비대한 조직을 슬림화하고 디지털 전환의 효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시장의 수요 회복 지연과 글로벌 소비 위축이라는 대외 악재가 여전해, 나이키의 ‘스우시(Swoosh)’ 로고가 다시 비상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