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보로, N.C.=김선엽 기자] 오는 6월 개막하는 2026 FIFA World Cup이 사상 최대 규모 대회라는 기대와 달리 중계권 공백, 고가 티켓 논란, 미국 내 흥행 우려 등 복합 악재에 휩싸이며 ‘불안한 월드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인구 시장인 인도와 중국에서 개막 직전까지도 공식 중계권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언론매체 등에 따르면 FIFA 미디어 권리 담당 임원진은 최근 인도를 긴급 방문해 현지 방송사들과 막판 협상에 돌입했다. 그러나 인도 최대 미디어 기업인 릴라이언스-디즈니(JioStar)와 소니 측은 FIFA가 요구하는 중계권료가 지나치게 높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도의 축구 팬 규모는 약 8,500만 명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현지 최고 인기 스포츠인 크리켓에 비해 상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방송사들은 FIFA의 요구 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만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FIFA는 이미 전 세계 175개 이상 지역과 방송 계약을 체결했지만 중국과 인도에서는 여전히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FIFA의 글로벌 수익 구조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Adidas, Coca-Cola 등 글로벌 스폰서 기업들은 광고 노출 효과 감소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최국인 미국 내 분위기도 기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최근 미국 대표팀 경기 일부 티켓 가격이 1,000달러를 넘어서면서 팬들의 불만이 폭발했고, 심지어 Donald Trump 대통령까지 공개 비판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나라도 그 돈을 내고 경기를 보지는 않을 것”이라며 FIFA의 가격 정책을 겨냥했다.
반면 FIFA 측은 “미국 스포츠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가격”이라며 고가 정책을 정당화했다. 하지만 유럽 팬 단체들은 “축구의 대중성을 훼손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흥행 우려가 커지자 미국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는 월드컵 티켓 소지자에 한해 일부 국가 국민들에게 적용되던 최대 1만5,000달러 규모의 비자 보증금 제도를 면제하기로 했다. 대상에는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튀니지 등 월드컵 본선 진출국이 포함됐다. 다만 비자 문제와 이민 단속 우려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일부 인권단체들은 월드컵 기간 동안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강경 단속이 해외 팬들의 방문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뉴욕 등 일부 개최 도시에서는 월드컵 특수를 앞두고 호텔업계 노사 협상이 타결되는 등 긍정적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숙박비 상승과 관광 수요 불확실성은 여전히 부담 요소로 꼽힌다.
사상 최초로 48개국이 참가하는 이번 월드컵은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 공동 개최로 진행된다. 역대 최대 규모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개막 직전까지 이어지는 중계권 혼선과 상업화 논란으로 인해 “흥행과 수익성 사이 균형을 잃은 월드컵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국제 스포츠계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