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매일 아침 마시는 뜨거운 차나 커피 한 잔이 식도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음료의 성분보다는 ‘음료의 온도’가 식도 점막에 지속적인 열상을 입혀 암 발병률을 높인다는 지적이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영양역학 연구팀은 영국 성인 약 100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장기 추적 조사 데이터를 분석해 최근 국제암연구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Cancer)에 발표했다. 분석 결과, 음료를 ‘매우 뜨겁게’ 마신다고 응답한 그룹은 ‘미지근하게’ 마시는 그룹에 비해 식도 편평세포암(SCC) 발병 위험이 약 3배 높았다. 음료를 그냥 ‘뜨겁게’ 마시는 경우에도 위험도는 1.7배가량 상승했다.
특히 하루에 뜨거운 음료를 6잔 이상 마시는 사람들은 질환 위험이 71%나 급증했다. 연구진은 관찰된 연관성이 인과관계에 해당한다면, 음료를 ‘매우 뜨겁게’ 마시는 습관만 고쳐도 식도 편평세포암 발생의 약 14%를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고온으로 인한 식도 점막의 ‘지속적인 화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뉴욕 스토니브룩 암 센터의 아론 사손 박사는 “피부에 화상을 입으면 해당 부위에 편평세포암 위험이 커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뜨거운 음료를 계속 마시는 것은 식도 내부 점막에 화상을 반복적으로 입히는 것과 같다”고 경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 역시 65°C 이상의 매우 뜨거운 음료를 인체 발암 추정 물질(2A군)로 지정한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차나 커피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연구를 이끈 케렌 파피에 박사는 “음료 섭취를 중단할 필요는 없으며, 마시기 전 잠시 놔두어 식히는 습관만으로도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식도암의 더 결정적인 위험 인자로는 여전히 흡연, 과도한 음주, 위산 역류, 비만 등이 꼽혔다. 전문가들은 펄펄 끓는 음료를 마실 때 3~5분 정도 열을 시킨 후 섭취하고, 음주와 금연을 병행하는 것이 식도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