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비치, FL=김선엽 기자]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오른손이 없는 장애인 여성 운전자가 ‘운전 중 오른손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했다는 혐의로 교통 범칙금을 부과받은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운전자가 법적 투쟁을 선언하고 경찰 바디캠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자, 당국은 뒤늦게 통지서를 철회했다.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 보안관실 소속의 한 단속 대원은 지난 2월 11일 노스 디시 고속도로에서 전방 주의 산만 운전 단속을 벌이던 중 케이틀린 토마스(36)의 차량을 멈춰 세웠다. 단속 대원은 토마스에게 “오른손으로 휴대전화를 들고 조작하며 지나가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라며 단속 사유를 밝혔다.
이에 토마스는 황당하다는 웃음과 함께 자신의 오른팔을 들어 보였다. 토마스는 선천적으로 오른쪽 팔꿈치 아랫부분과 손이 없는 장애인 운동선수이자 인플루언서다. 신체 구조상 오른손으로 휴대전화를 쥐는 행위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단속 대원은 과오를 인정하는 대신 단속을 강행했다. 바디캠 영상에 따르면 단속 대원은 토마스에게 “하느님께 맹세코(Hand to God) 휴대전화를 쓰지 않았느냐”라고 다그치듯 물었다. 토마스가 손이 없는 오른팔을 들어 올리며 “맹세한다”라고 답하자, 단속 대원은 “그 손 말고 반대쪽(왼손)을 들어라”라며 조롱 섞인 태도를 취했다. 결국 경찰은 플로리다주 법률에 따라 운전 중 무선 통신 기기 조작 혐의로 116달러의 범칙금 처분을 내렸다.
토마스는 고지서에 기재된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법원에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이와 함께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한 당시 경찰의 바디캠 영상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게재했다. 존재하지 않는 손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경찰의 황당한 주장과 억지 심문이 담긴 이 영상은 수백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전 세계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팜비치 카운티 보안관실 측은 법원 심리 예정일을 이틀 앞두고 법원에 해당 범칙금 부과 처분에 대한 취하를 요청했다. 법원은 최종적으로 ‘증거 부족’을 이유로 사건을 공식 기각했다.
사건이 기각된 후 토마스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처음에는 단순한 착각인 줄 알고 웃어넘기려 했으나 경찰이 끝까지 고압적인 태도를 유지해 매우 불편하고 불안했다”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지 절단이나 신체적 차이를 가진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존중이 더 확산하기를 바란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한편, 미 전역의 인권 단체 관계자들은 일제히 논란이 된 경찰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린스보로의 한 시민 단체 관계자는 “눈앞에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자신의 잘못을 가리기 위해 공권력을 남용하고 압박을 가한 전형적인 과잉 단속 사례”라며 경찰 당국의 철저한 내부 교육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진출처: 미국 CBS 뉴스 보도 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