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단체인 미주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연) 서정일 회장의 ‘2026 한반도 평화 컨퍼런스(Korean Peninsula Peace Conference·KPAC)’ 참석을 둘러싸고 동포사회 일각에서 대표성 및 중립성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주민주참여포럼(Korean American Public Action Committee·KAPAC, 대표 최광철)은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미국 워싱턴 D.C. 하얏트 리젠시 워싱턴 온 캐피톨 힐(Hyatt Regency Washington on Capitol Hill)에서 ‘2026 한반도 평화 컨퍼런스(KPAC)’를 개최할 예정이다.
KAPAC 측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한국전쟁 발발 76주년을 맞아 한반도 평화 정착과 미·북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서는 미 연방의회에 계류 중인 ‘한반도 평화법안(Peace on the Korean Peninsula Act·H.R.1841)’에 대한 논의도 진행될 예정이다.
H.R.1841은 브래드 셔먼(Brad Sherman·민주당·캘리포니아) 연방하원의원이 발의한 법안으로, 한국전쟁의 공식 종식과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북미 간 외교 채널 확대와 관계 정상화를 위한 방안도 포함하고 있다.
주최 측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영상 축사를 비롯해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김경협 재외동포청장 등 한국과 미국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논란은 서정일 미주총연 회장이 행사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일부 동포들은 미주총연이 다양한 정치적 성향과 이념을 가진 미주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단체인 만큼, 회장이 특정 정책이나 정치적 해석이 가능한 행사에 공식 직함으로 참여할 경우 단체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동포사회 관계자는 “개인이 한반도 평화 문제에 대해 의견을 갖고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자유로운 시민 활동의 영역”이라면서도 “미주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단체 수장의 행보는 일반 개인의 정치적 활동과는 다른 기준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행사 취지에 공감하는 측에서는 정부 간 대화가 정체된 상황에서 민간 차원의 교류와 시민외교가 한반도 평화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들은 동포사회의 다양한 목소리가 정책 논의 과정에 반영되는 것 역시 민주사회에서 중요한 가치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한반도 평화법안을 둘러싸고도 미국과 한국 내에서는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 지지 측은 대화와 외교를 통한 긴장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 측은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 없이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 논의가 진행될 경우 한미동맹과 안보 체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한반도 평화 문제 자체가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미주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단체 지도자의 공개 행보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