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선엽 기자] 주말 저녁 미국 백악관 바로 옆 보안 검문소에서 총격전이 벌어져 용의자가 사살되고 행인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백악관은 한때 전면 봉쇄됐으며 내부 체류 중이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비밀경호국(USSS)의 발표와 현지 경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6시 직후 워싱턴 D.C. 백악관 Complex 서쪽 끝인 17번가와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교차로 검문소에 한 남성이 접근했다. 이 남성은 소지하고 있던 가방에서 권총을 꺼내 근무 중이던 경호관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현장 목격자들과 기자들은 당시 15발에서 30발에 이르는 수십 발의 총성이 연이어 울렸다고 증언했다.
검문소 부스 안팎에 있던 비밀경호국 요원들은 즉각 맞대응 사격을 개시했다. 총격을 받고 현장에서 쓰러진 용의자는 조지 워싱턴 대학교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이 과정에서 비밀경호국 요원의 부상은 없었으나, 인근을 지나던 행인 1명이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법당국은 사망한 용의자가 메릴랜드주 출신의 21세 남성 나시르 베스트(Nasire Best)라고 신원을 밝혔다. 조사 결과 베스트는 지난해 여름에도 백악관 진입을 시도하다 두 차례 체포된 적이 있는 인물로 확인됐다. 당시 그는 차량 진입로를 막아서거나 제한 구역에 무단 침입하며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라고 주장했고, 이로 인해 정신과 병동에 강제 입원 조치되기도 했다. 법원으로부터 백악관 주변 접근 금지 명령을 받았음에도 이를 위반하고 이번 범행을 저질렀다. 연방수사국(FBI)과 비밀경호국은 그의 소셜미디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폭력적 위협 게시물을 확보하고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
사건 발생 당시 백악관 내부에 머물고 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경호국의 즉각적인 보호 조치를 받았으며 신변에 아무런 영향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래 뉴저지 골프 클럽에서 주말을 보낼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변경해 백악관에 체류 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경호국의 신속하고 전문적인 대처에 감사를 표하며, 용의자가 백악관에 집착하는 폭력적 역사 가졌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한 달 사이에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서 발생한 세 번째 총격 사건이다. 지난 4월 백악관 기자협회 만찬장 인근 총격과 5월 초 워싱턴 기념비 인근 총격에 이어 또 다시 백악관 턱밑에서 총격전이 벌어짐에 따라 수도 워싱턴의 경비 태세와 대통령 경호 보안에 대한 우려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한편, 이번 사건의 파장은 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스보로를 비롯한 주요 도시의 연방 청사와 주요 시설 역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주변 경계와 보안 검문을 대폭 강화했다.
사진=미 정부 아카이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