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가상자산 키오스크(비트코인 ATM)를 이용한 금융사기 범죄가 미 전역에서 고개를 들자, 노스캐롤라이나주 사법당국과 시민단체가 대대적인 단속 및 예방 캠페인에 돌입했다.
길포드 카운티 보안관실과 미국은퇴자협회(AARP) 노스캐롤라이나 지부는 최근 그린스보로 일대 상점을 가가호호 방문하며 비트코인 ATM 사기 수법을 알리는 현장 교육을 전개했다. 이들은 매장 직원들에게 사기 피해 징후를 보이는 고객을 식별하는 요령을 전파하고, 기기 주변에 사기 주의 경고문을 부착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길포드 카운티 보안관실 소속 크리스 멀로이 부보안관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가상자산 ATM 범죄는 과거 성행했던 기프트카드 사기의 최신 변종”이라며 “추적이 어렵고 송금이 즉각적이라는 점을 악용해 현금을 가로채는 약탈적 수법”이라고 규정했다. 실제로 그린스보로 지역에서는 최근 한 여성이 “배심원 의무에 불참해 체포 영장이 발부됐다”라는 가짜 법 집행 기관의 협박에 속아 30,000달러를 비트코인 ATM에 입금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연방수사국(FBI)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비트코인 ATM 관련 사기 피해액은 약 3억 8,9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8% 급증했다. 피해자의 절반 이상은 60대 이상의 고령층인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의 사기 범죄는 단순 협박을 넘어 수개월간 친분을 쌓아 신뢰를 얻는 이른바 ‘도살장 조장(Pig butchering)’ 수법으로 진화했다. 하이포인트 출신의 피해자 로리 씨는 비즈니스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을 통해 접근한 사기꾼에게 6개월간 가스라이팅을 당한 끝에 평생 모은 은퇴 자금 675,000달러를 통째로 날렸다. 그녀는 “나를 속인 조직원 역시 해외 사기단에 붙잡힌 인신매매 피해자였으며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 범죄를 저질렀다”라며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범죄 구조를 폭로했다.
이처럼 피해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지자 노스캐롤라이나주 의회도 규제 장치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 하원은 최근 가상자산 키오스크를 이용한 범죄를 막기 위한 ‘가상자산 키오스크 소비자 보호법(House Bill 920)’을 115대 0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비트코인 ATM 운영업체를 주 은행위원회(Commissioner of Banks)의 감독 하에 두고 정식 자금송금업 라이선스를 취득하도록 의무화했다. 아울러 사기 유도 방지를 위해 신규 고객의 일일 거래 한도를 1,000달러, 기존 고객은 2,500달러로 대폭 제한하고 기기 이용 수수료 총액을 거래 대금의 3%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현재 미국 내 31개 주가 유사한 소비자 보호 조치를 도입한 가운데, 노스캐롤라이나주 HB 920 법안은 상원의 최종 승인 및 2026년 12월 최종 시행령 채택을 목표로 심의를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