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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만으로는 부족하다”…미국 졸업시즌 맞은 대학생들, 냉혹한 취업 현실 직면

AI·경기둔화·채용축소 겹치며 ‘역대급 불안’…“기대 연봉과 현실 차이 2만4천달러”

K Voice Today by K Voice Today
2026년 05월 10일
in Greensboro, 로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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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만으로는 부족하다”…미국 졸업시즌 맞은 대학생들, 냉혹한 취업 현실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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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보로, N.C.=김선엽 기자]  미국 전역 대학들이 5월 졸업시즌(commencement season)에 들어간 가운데, 올해 수백만 명의 신규 졸업생들이 최근 수년 사이 가장 어려운 취업 시장과 마주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캠퍼스 곳곳에서는 졸업식이 열리고 가족과 친구들의 축하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졸업장을 손에 쥔 학생들의 표정은 예년보다 무겁다. 인공지능(AI) 확산과 기업들의 신입 채용 축소, 경기 불확실성이 겹치며 “대학 졸업장이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한다”는 기존 공식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 교육부 및 고등교육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약 300만 명 이상의 대학 졸업생이 노동시장에 새롭게 진입한다. 특히 5~6월은 미국 대학들의 본격적인 졸업 시즌으로, 하버드·컬럼비아·UCLA·노스캐롤라이나대(UNC) 등 전국 주요 대학들이 일제히 학위수여식을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졸업생들이 맞닥뜨린 현실은 녹록지 않다.

부동산 정보업체 Clever가 2026년 졸업 예정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은 졸업 1년 후 평균 연봉을 약 8만 달러로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 최근 졸업생들의 평균 초봉은 5만6,153달러 수준에 불과해 기대치와 현실 사이에 약 2만4천 달러의 격차가 발생했다.

학생들의 장기 기대치도 현실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응답자들은 경력 10년 차 평균 연봉을 14만4,889달러로 예상했지만, 실제 미국 중견 직장인의 평균 연봉은 약 9만5,521달러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공학계열 학생들의 기대와 현실 차이가 두드러졌다. 공대생들은 평균 초봉을 약 9만2천 달러로 예상했지만, 실제 시장 평균은 이보다 약 2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괴리가 “코로나 팬데믹 시기 형성된 고연봉 환상”과 “SNS 기반 성공 서사”의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팬데믹 이후 IT·테크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채용하며 일부 신입 개발자들이 10만 달러 이상의 초봉을 받았던 사례가 전체 노동시장 현실처럼 인식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미국 대학취업협회(NACE)에 따르면 기업들의 올해 신규 졸업생 채용 증가율 전망치는 5.6% 수준이다. 수치만 보면 증가세처럼 보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특정 전공과 상위권 대학 출신자들에게 기회가 집중되는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AI 확산은 엔트리 레벨(entry-level) 일자리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

최근 대기업들은 단순 보고서 작성, 데이터 정리, 고객 응대, 마케팅 초안 작성 등 과거 신입사원들이 담당하던 업무 상당수를 생성형 AI로 대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신입 채용 규모를 줄이는 대신, 소수의 고숙련 인력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실제로 최근 미국의 22~27세 대학 졸업생 실업률은 약 5.6~5.7%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는 전체 실업률(약 4.3%)보다 높은 수준으로, 과거 “대졸자가 비대졸자보다 훨씬 안정적”이던 노동시장 공식이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 큰 문제는 ‘전공과 무관한 일자리(underemployment)’ 현상이다.

최근 조사에서는 약 42%의 신규 대학 졸업생들이 학위가 필요하지 않은 직종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상당수 졸업생들이 전문직 대신 소매업, 서비스업, 단기 계약직 등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100곳 넘게 지원했지만 인터뷰 요청조차 받지 못했다”, “학위를 갖고도 바리스타나 임시직으로 일하고 있다”는 경험담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기술업계 침체 영향이 컸다. 팬데믹 시기 대규모 채용에 나섰던 빅테크 기업들이 최근 2년간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에 집중하면서 컴퓨터공학(CS) 전공자들조차 취업난을 겪고 있다.

다만 AI 분야 자체는 빠르게 성장 중이다.

링크드인(LinkedIn)과 각종 취업 플랫폼 분석에 따르면 AI 엔지니어, 머신러닝 엔지니어, 데이터 분석 기반 마케팅 직군 등은 현재 미국 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신입 채용 분야로 꼽힌다.

실제 NACE 조사에서는 컴퓨터공학 전공자의 평균 초봉이 8만1,535달러로 전체 전공 중 가장 높았다. 공학계열 평균 초봉 역시 8만1,198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고연봉 AI 직군은 극소수”라고 지적한다. 상당수 기업들이 이제 단순 학위보다 ▲AI 활용 능력 ▲인턴 경험 ▲실무 프로젝트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을 더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턴 경험 유무는 취업 성패를 크게 갈랐다. 최근 조사에서는 인턴십 경험이 있는 졸업생의 취업률이 경험이 없는 학생보다 거의 두 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미국 청년층의 가치관도 변하고 있다.

취업 플랫폼 Monster 조사에서는 신규 졸업생의 67%가 “높은 연봉보다 직업 안정성을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빠른 연봉 상승”과 “테크기업 입사”를 중시하던 분위기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또한 Savings.com 조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 부모의 절반 가까이가 졸업 이후에도 자녀들의 월세·식비·공과금 등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미국 대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좋은 학위” 자체보다 “즉시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기술”이라고 강조한다.

노동시장 분석가들은 “AI 시대에는 단순 지식 전달형 학위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학생들도 이제 졸업장을 목표로 하기보다 실질적인 직무 역량과 경력 구축 중심으로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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