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가 28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유류 소비세를 30일간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치솟은 기름값이 가계와 농가를 압박하자 내놓은 조치다.
중단 기간은 29일 0시 1분부터 10월 29일까지다. 이에 따라 운전자들은 일반 휘발유는 갤런당 33.3센트, 디젤은 37.3센트를 덜 내게 된다. 행정명령은 상업용 차량의 주 중량 제한도 함께 중단해, 식료품 등 생활 물가에 반영되는 운송 비용 부담을 덜도록 했다.
주 당국이 밝힌 현재 가격은 일반 휘발유 갤런당 4.19달러, 디젤 6.24달러로, 1년 전 2.87달러와 3.54달러에서 크게 올랐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압박이 가해진 결과다.
켐프 주지사는 성명에서 그동안 주의회와 협력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세금 부담을 덜어왔다며, 어려운 시기에 주민과 소기업을 계속 돕겠다는 뜻에서 이번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행정명령에서는 글로벌 시장이 불안정해 기본 생필품 가격이 예측 불가능하게 요동친다고 비상사태 선포 이유를 설명했다.
정치권 지도부는 일제히 환영했다. 존 번스 하원의장은 주유 비용 급등으로 가정과 기업, 농가가 압박받고 있다며 지지했고, 타이슨 하퍼 농무장관은 디젤 가격이 최근 두 배 넘게 뛴 농가에 즉각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수 손실은 만만치 않다. AJC는 이번 조치로 한 달에 약 2억 달러의 세수가 줄 것으로 보이며, 주정부가 잉여금으로 보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개스 택스 수입은 주 헌법상 도로와 교량 건설·유지에 쓰이도록 정해져 있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시점은 다소 늦어질 수 있다. 세금이 유통 단계에서 부과되는 만큼, 주유소 탱크에 이미 채워진 연료가 소진된 뒤에야 가격 인하가 나타난다. 지역 매체 조지아 리코더는 15갤런 탱크 기준 주유비가 62.85달러에서 57.90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계산했다.
켐프 주지사가 개스 택스를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유가 급등, 2023년 고물가, 2024년 허리케인 헬레네 이후에도 같은 조치를 시행했다. 올해도 3월 20일 60일 중단에 서명해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미국에서 가장 먼저 움직인 주가 됐다. 5월에는 메모리얼 데이 연휴를 이유로 2주 연장한 뒤 종료했다.
이번 조치는 11월 선거를 앞둔 정치적 맥락과도 맞닿아 있다. 민주당 주지사 후보 키샤 랜스 바텀스 전 애틀랜타 시장은 지난주 켐프에게 세금 중단을 촉구했고, 공화당 후보 릭 잭슨은 가격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유류세를 자동 중단하는 방안을 공약에 담았다. 앞서 5월 바텀스 후보는 조지아 주민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 때문에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효과에 회의적이다. 조세정책연구소(ITEP)의 칼 데이비스 연구소장은 4월 CBS 인터뷰에서 이를 “값비싼 임시방편”이라 평가하며, 노동자·중산층 운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목표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같은 분석에서 이 연구소는 조지아 하위 60% 소득층의 월 절감액이 13달러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도로 유지 재원이 줄어든다는 우려도 꾸준히 나온다.
켐프 주지사가 만료 시점인 10월 29일에 연장 여부를 어떻게 결정할지는 그때의 유가 흐름과 선거 국면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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