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선엽 기자] 3일 중간선거를 앞둔 가운데 중국계와 아메리칸 인디언 등 소수계 커뮤니티의 조기투표 참여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단속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라티노 유권자들의 투표 의지는 꺾이지 않았고, 물가 부담이라는 공통 현안 위에 이민·고용·토지권 등 커뮤니티별 쟁점이 겹치며 투표 열기를 키우고 있다는 것이 지난달 30일 열린 아메리칸커뮤니티미디어(ACoM) 언론인 라운드테이블에서 전해진 소식이다.
ACoM은 지난달 30일 ‘중간선거를 보도하는 이민언론의 접근방식 및 대책(Ethnic Media Journalists on the Midterms: What’s Driving (or Not) Our Communities to the Polls?)’을 주제로 온라인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각 지역 커뮤니티 언론인들이 전하는 유권자 동향을 공유했다.
뉴욕에서는 싱타오 뉴욕지사 롱샤오칭 기자가 뉴욕시 조기투표 참여자가 지난 중간선거보다 70%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국계만 따로 집계한 통계는 없지만 플러싱 등 중국계 밀집지역에서 투표소를 찾는 주민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이다. 중국계 언론들은 유권자 등록 방법과 조기투표 마감일, 투표소 위치, 주민투표안 내용 등 실용적인 선거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롱 기자는 “이번 선거가 앞으로 최소 2년간 미국이 어느 방향으로 갈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아메리칸 인디언 사회에서도 조기투표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쇼반뉴스 로리 앤 에드모 편집장은 많은 부족민이 이미 조기투표를 했다고 말했다. 높은 식료품과 연료 가격, 연방정부 지원 삭감, 부족민 권리에 대한 우려가 참여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몬태나 일부 부족에서는 우편투표용지가 얼마나 발송됐고 실제로 얼마나 회수됐는지를 추적하며 부족별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티노 커뮤니티에서는 높은 투표 의지와 이민세관단속국(ICE) 단속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나타났다. 히스패닉 LA 네스터 판티니 공동편집장은 “최근 공개된 조사에서 캘리포니아 라티노 유권자의 76%가 투표를 반드시 하겠다고 답했다”면서도 “65% 이상은 ICE가 투표센터에 나타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고 커뮤니티 분위기를 전했다. LA 지역 이민자 권익단체들이 투표소에 법률 참관인을 보내고 있고, 단속을 우려하는 주민들에게는 우편투표 활용도 권고되고 있다. 판티니는 “두려움은 현실이지만 투표를 막고 있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소수계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현안은 커뮤니티별로 달랐다. 물가와 생활비 부담은 공통적이었지만 라티노와 중국계에는 이민정책, 인도계에는 고용과 체류 신분, 원주민에게는 연방정부와의 조약 및 토지권, 흑인사회에는 투표권과 정치적 대표성, 아랍계에는 인종·종교적 차별 문제가 각각 더해지고 있다.
인디아커렌츠 반다나 쿠마르 발행인은 실리콘밸리 인도계 사회의 H-1B 취업비자와 고용불안을 주요 현안으로 꼽으며 “H-1B 노동자에게 실직은 단순한 재정적 손실이 아니라 체류 신분과 가족의 미국 내 미래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에드모 편집장은 부족과 연방정부 사이 조약과 신탁 책임이라는 특수한 관계를 언급하며 연방예산 삭감이 부족민 주거·복지 프로그램에 직접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시시피링크 에델리아 카탄 기자는 투표권과 정치적 대표성을 흑인사회의 주요 이슈로 들었고, 아랍아메리칸뉴스 오사마 시블라니 발행인은 “42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하면서 지금과 같은 수준의 혐오를 본 적이 없다”며 “인종주의와 혐오에 투표함에서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롱 기자는 뉴욕 플러싱과 선셋파크 등 중국계 밀집지역에서 이민단속 여파로 식당 손님과 장거리 버스 이용객이 줄고 있다며 이민정책이 지역 상권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계 유권자 가운데 강경 이민정책을 지지하는 보수층도 있어 이민 문제만으로 표심을 한 방향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쿠마르 발행인은 “정치적 관심이 반드시 투표 참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투표 자격이 없는 주민도 많고 자신의 한 표가 변화를 만들 수 있을지 회의적인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