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치솟는 집값과 심각한 주택 부족 현상으로 몸살을 앓는 미국 주택 시장에 판도 변화가 시작됐다. 연방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 인센티브 제도가 신설된 가운데, 과도한 행정 절차로 발목이 잡혔던 현장에는 AI(인공지능) 솔루션이 투입되며 주택 공급 속도전에 불이 붙었다.
최근 미국 부동산협회(Realtor.com)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 의회는 주택 공급 확대를 저해하는 지방 정부의 규제 구역 지정을 획기적으로 개혁하도록 유도하는 ’21세기 주택 도로법(21st Century ROAD to Housing Act)’을 통과시켰다.
주택값의 26.4%가 ‘행정 비용’… 규제 완화가 정책 핵심 축
이번 법안의 핵심은 연방 차원의 재정 인센티브를 활용해 지방 정부의 자발적인 행정 혁신을 유도하는 전략이다. 주택 허가 구역 지정 및 건축 규제를 대대적으로 개선하는 지자체에는 최대 2억 달러 규모의 연방 보조금을 지원하는 ‘혁신 기금’이 5~7년간 운영된다.
그동안 미국 주택 가격 상승의 주범으로는 과도한 행정 규제가 지목됐다. 전미주택건설업자협회(NAHB) 분석 결과, 건축 허가 취득, 지자체 코드 준수, 각종 검사 및 수수료 등 행정적 절차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이 신규 주택 평균 판매 가격의 26.4%를 차지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가구당 평균 13만 1,734달러에 달하는 액수다. 현재 수백만 채의 주택이 부족한 상황에서 규제를 전면 철폐하더라도 시장 정상화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돼 대수술이 불가피했다.
지자체 인력난·병목 현상, AI 스타트업이 구원투수로
현장의 애로는 지역 지자체 사례에서 극명하게 나타났다. 플로리다주 월튼 카운티의 경우 2010년 이후 인구가 급증했으나, 개발자들은 까다로운 허가 절차와 구역 위원회의 예측 불가능한 반대표에 막혀 착공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을 겪었다. 여기에 지자체의 인력 및 예산 부족으로 담당 공무원이 퇴직할 경우 인허가 업무 전체가 중단되는 병목 현상이 일상화됐다.
이러한 행정 난국을 타파하기 위해 AI 프롭테크 스타트업이 급부상했다. ‘Swiftbuild.ai’는 지자체 허가 과정을 자동화해 불필요한 허가 유형 100여 개 이상을 간소화하고 삭제하는 성과를 냈다. ‘Govstream.ai’ 역시 개발 신청 서류 사전 검토 과정을 인공지능으로 자동화해 공무원이 복잡한 본연의 심사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섰다.
AI 기술은 단순 차고 증축부터 대규모 단지 조성 프로젝트까지 수백 가지 복잡한 절차와 도면 속에서 미세한 오류를 사전에 감지하고 부서 간 협의를 중재한다. 기존에 수 주일 이상 걸리던 허가 처리 시간이 며칠 단위로 단축되면서 주택 공급의 최대 장애물이었던 행정 지연이 크게 해소됐다.
연방정부의 대규모 재정 지원과 프롭테크 AI 기술의 결합이 만성적인 미국 주택난 해소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