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미국의 취업 시장은 이제 대학생들의 인턴십 경쟁을 한층 더 앞당기고 있다. 인공지능(AI)의 급격한 확산은 전통적으로 신입사원들이 맡던 단순·반복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으며, 그 결과 미국의 엔트리 레벨(Entry-level) 직장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대학 신입생들의 인턴십 지원 비율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졸업생 집단이 대학 1학년 시기에 인턴십에 지원한 비율은 3%에 불과했지만, 2028년 졸업 예정자 집단은 무려 15%까지 뛰어올랐다. 불과 몇 년 사이에 다섯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이는 이미 예견된 현상이라 볼 수 있다.
사실 이와 같은 흐름은 명문대 입시 경쟁에서 먼저 목격된 바 있다. 과거에는 고등학교 시절 AP 과목을 10개 이상 수강하면 명문대 입시에 도전할 수 있었지만, 불과 몇 년 사이 그 기준이 15개, 심지어 20개 이상으로 올라갔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준비와 더 치열한 경쟁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제는 명문대 진학뿐 아니라, 졸업 이후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도 일찍부터 인턴십이라는 스펙을 쌓아야 한다는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한국의 스펙 경쟁을 떠올리게 한다. 한때는 대학 졸업장만으로 취업이 가능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곧 더 많은 어학 점수와 자격증, 경험이 요구되었다. 미국 역시 마찬가지로, 더 이른 시기부터 더 많은 준비를 요구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대학 등록금은 갈수록 비싸지고 부모 세대의 기대 역시 커지면서, 학생들은 학업과 동시에 직장 생활을 위한 경력을 쌓아야 하는 현실에 놓여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