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김선엽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을 악용한 사이버 범죄가 급증하면서 미국의 연간 피해 규모가 역대 최고 수준인 2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연방수사국(FBI)이 발표한 ‘2025 인터넷 범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사이버 범죄 피해액은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한 210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전체 피해액의 절반 이상인 114억 달러가 암호화폐와 연관된 사기인 것으로 나타나 가상자산 시장을 겨냥한 범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AI 기술의 본격적인 범죄 도입이다. FBI는 사기꾼들이 딥페이크(Deepfake) 영상과 음성 복제 기술을 동원해 지인이나 기업 임원을 완벽하게 흉내 내고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지난해 AI 관련 사기 신고는 2만 2천 건을 넘어섰으며, 피해액은 9억 달러에 육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기꾼들은 가족의 목소리를 복제해 사고가 났다며 송금을 요구하는 ‘위급 상황 사기’나, 기업 내 원격 면접에 가짜 영상으로 참여해 기밀을 탈취하는 등 일상과 업무 영역을 가리지 않고 AI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기술에 취약한 60세 이상 고령층의 피해액이 77억 달러로 전체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AI가 사기 문구 작성부터 목소리 위조까지 자동화하면서 범죄의 규모(Scale)가 커지고 감지는 더욱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FBI는 피해 예방을 위해 ▲모르는 번호로 온 긴급한 돈 요구는 일단 의심할 것 ▲가족만이 아는 ‘비상 암호’를 설정할 것 ▲송금 전 반드시 별도의 통신 수단으로 상대방의 신원을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