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롯, N.C.=김선엽 기자] 미국의 주택 부족 규모가 400만 가구에 육박하는 가운데,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를 비롯한 미 동남부 ‘썬벨트(Sun Belt)’ 지역의 주택 가격이 향후 3년간(2026~2029년) 과거와 같은 폭등세나 급격한 추락 없이 완만한 소폭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Zillow와 Realtor.com 등 주요 부동산 기관의 예측에 따르면, 이들 지역의 주택 가격은 연간 1%에서 3% 안팎의 안정적인 상승률을 기록하며 물가상승률 범위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노스캐롤라이나의 샬롯과 랄리 메트로 지역은 주택 가치가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조지아주 애틀랜타 역시 연 0.5%~2.0%의 낮은 상승률로 가격이 고착화되는 추세다.
이 같은 흐름의 가장 큰 원인은 ‘매물 공급의 회복’과 ‘고금리 유지’다. 동남부 지역의 주택 매물 리스팅은 전년 대비 10% 안팎으로 꾸준히 증가하며 수년간 이어지던 극심한 공급 가뭄에서 벗어났다. 주택이 시장에 머무는 기간이 50일 이상으로 길어지면서 바이어들이 가격 협상력을 갖추게 됐다. 여기에 30년 만기 모기지 이자율이 향후 수년간 6%대 초반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무리한 추격 매수세가 가라앉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후 이주 및 일자리 이동으로 인한 인구 유입이 지속되고 있어 동남부 지역의 집값이 하락세로 전환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향후 3년간 동남부 부동산 시장은 급격한 변동성 없이 거래량이 소폭 회복되는 가운데 실수요자 중심의 균형 잡힌 안정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이러한 동남부 지역의 안정적 전망은 최근 부동산 전문 매체 Realtor.com이 발표한 ‘2026년 주거 감당 가능성 및 주택 건설 주별 성적표’ 결과와도 궤를 같이한다. 미래 수요를 충족할 만큼 충분한 주택을 건설하는 동시에 감당할 수 있는 내 집 마련 기회를 제공하는 능력을 기준으로 미국 50개 주의 순위를 매긴 결과, 공급 확전에 나선 남부와 중서부 주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인디애나주가 종합 점수 76.3점으로 전국 1위를 차지하며 A 등급을 획득했다. 인디애나주의 주택 중간 가격은 295,810달러로, 가구 소득 중간값의 28.3%만 투자하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통상적인 주거비 위험 기준선인 소득 대비 30%를 밑도는 수준이다. 인디애나주의 뒤를 이어 아이오와, 사우스캐롤라이나, 텍사스, 노스캐롤라이나가 상위 5위권을 형성하며 남부와 중서부의 강세를 증명했다.
적극적인 주택 공급에 나선 주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델라웨어주와 유타주는 활발한 신축 활동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순위가 각각 12계단씩 상승하며 각각 7위와 17위를 기록했다. 최근 미국 내 기존 주택 판매량이 지난해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점도 이러한 공급 확대령과 맞물려 시장에 숨통을 틔운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공급 과밀과 규제에 막힌 주들은 침체를 면치 못했다. 코네티컷, 캘리포니아, 하와이, 매사추세츠 등은 구조적인 토지 부족과 중산층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건축 비용 탓에 지난해와 다름없이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뉴욕주는 종합 점 8.5점으로 전국 최하위인 51위로 추락했다. 뉴욕주의 주택 리스팅 중간 가격은 668,173달러로 소득의 절반이 넘는 55.2%를 주거비로 지출해야 하는 구조다. 뉴욕의 인구 대비 건축 허가 비율은 0.45에 불과해 수요에 비해 주택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임이 드러났다.
지역별 편차도 명확해졌다. A 등급과 B 등급을 받은 모든 주는 남부와 중서부에 집중됐다. 이들 지역의 평균 점수는 동북부 및 서부 지역보다 약 50% 높았다. 서부와 동북부 지역은 낙제점인 F 등급 6개 주를 모두 배출하며 주택 시장의 지역적 단절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