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뉴욕주에서 말기 질환 환자가 스스로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의료조력사(Medical Aid in Dying)’ 제도가 8월 5일부터 공식 시행됐다. 지난 2월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가 관련 법안에 서명한 지 6개월 만이다. 이로써 뉴욕주는 미국 내에서 의료조력사를 법적으로 허용하는 14번째 관할 지역(D.C. 포함)이 됐다.
뉴욕주 보건부(DOH)가 발표한 시행 지침에 따르면, 신청 자격은 18세 이상의 뉴욕주 거주자로 정신적 판단 능력을 갖추고 의학적으로 회복이 불가능해 남은 생존 기간이 6개월 이하로 예상되는 말기 환자로 제한된다.
남용과 부작용을 막기 위한 엄격한 안전장치도 마련됐다. 환자는 담당 의사와 자문 의사 등 최소 2명의 의사로부터 조건 충족 여부를 확인받아야 하며, 정신과의사나 심리학자를 통한 의무적인 정신건강 평가를 거쳐 자발적 의사결정 능력이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또한 영상이나 음성으로 기록된 구두 요청과 함께 2인의 증인이 서명한 서면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약물은 반드시 환자 본인이 직접 복용해야 하며, 타인이 약물을 투여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된다.
이번 뉴욕주의 합법화는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존엄사 입법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1997년 오레곤주가 최초로 도입한 이후 주요 동부 및 서부 주들을 중심으로 확대되어 왔으며, 최근에는 델라웨어와 일리노이주에서도 관련 법안이 통과됐다. 현재 마사추세츠, 미네소타, 메릴랜드 등 다수의 주 의회에서도 유사 법안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반면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 등 미 남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법적 허용까지 넘어야 할 산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의회에서는 환자의 자발적 삶의 마무리를 허용하는 존엄사 법안이 수차례 발의됐으나 보수적인 입법부 벽을 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무조건적인 합법화 추진 대신 타주의 제도 운영 결과와 부작용을 사전에 면밀히 검토하는 ‘의료조력사 연구 법안(HB 410)’을 중심으로 신중한 접근법이 논의되고 있다.
조지아주 역시 주 상원에서 말기 환자에게 조력 존엄사를 허용하는 ‘조지아 존엄사법(SB 610)’이 공식 상정됐으나, 보수 진영과 종교계 등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상원 보건복지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계류됐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남부 지역은 전통적인 종교·윤리적 정서가 강해 단기간 내 합법화가 이루어지기는 어렵다”면서도 “뉴욕 등 주요 주들의 제도 시행 효과와 공론화 흐름에 따라 남부 의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