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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버티기 어렵게 만든다”…트럼프 행정부, ‘자진 출국’ 전략 전방위 확대

SSN 사용 제한부터 세금·금융·의료혜택까지…생활 기반 전반 압박 강화

K Voice Today by K Voice Today
2026년 08월 04일
in Atlanta, Editor's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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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버티기 어렵게 만든다”…트럼프 행정부, ‘자진 출국’ 전략 전방위 확대

[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미국 내 불법체류자의 일상을 사실상 유지하기 어렵게 만드는 정책들이 잇따라 시행되고 있다. 사회보장번호(SSN), 세금 정보, 은행 거래, 의료보험, 복지 프로그램까지 생활 전반에 걸친 자격 심사를 강화해 스스로 미국을 떠나도록 유도하는 이른바 ‘자진 출국(Self-Deportation)’ 전략이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이민정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정책은 국경을 통한 불법 입국 차단을 넘어 이미 미국에 체류 중인 불법체류자의 생활 기반 자체를 축소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이전 정책과 차별화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부 정책의 실효성과 행정적 오류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논란의 출발점은 2025년 4월 사회보장국(SSA)의 조치였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SSA는 생존해 있는 이민자 6,000여 명의 정보를 사회보장국의 사망자 데이터베이스(Death Master File)로 이전해 이들의 SSN이 사실상 정상적으로 사용되지 못하도록 처리했다. 대상은 주로 바이든 행정부 시절 임시 체류 및 취업 허가를 받아 입국했던 쿠바·아이티·니카라과·베네수엘라 출신 일부 이민자였다.

SSN은 미국에서 은행 계좌 개설, 신용거래, 취업, 각종 행정 서비스 이용 등에 폭넓게 활용되는 만큼, 사용이 제한될 경우 일상생활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정책의 확대 성과를 여러 차례 공개했다. 2025년 8월에는 약 27만5,000명의 불법 이민자를 사회보장 제도에서 제외했다고 발표했으며, 2026년 5월 플로리다주 ‘더 빌리지스(The Villages)’ 연설에서는 공화당 의회와 함께 약 30만 명을 사회보장 대상에서 정리했고 메디케어에서도 10만 명 이상을 제외했다고 밝혔다. 다만 2026년 7월 말 기준 행정부가 공식적으로 제시한 수치는 약 27만5,000건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발표 시점에 따라 차이가 있다. 또한 해당 수치가 SSN 자체의 삭제를 의미하는 것인지, 기록 비활성화 또는 자격 변경까지 포함하는 것인지는 독립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SSN이 완전히 삭제되는 것과 사용이 제한되는 것은 법적으로 다른 개념”이라며 정책 내용을 구분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IRS·금융 시스템도 단속 수단으로 활용

행정부는 세금과 금융 시스템을 통한 압박도 강화하고 있다. 국토안보부(DHS)와 재무부는 국세청(IRS)의 세금 신고 정보를 일정 요건 아래 이민세관집행국(ICE)과 공유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ICE는 추방 대상자의 이름과 주소 등을 확인해 수사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은행권도 고객 확인(KYC)과 자금세탁방지(AML) 의무를 보다 엄격히 적용하고 있으며, 급여세 탈루나 허위 신원 사용, 유령회사 운영 등 의심 거래를 당국에 보고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ITIN(개인납세자번호) 계좌를 일괄 폐쇄하거나 불법체류자의 은행 이용 자체를 전면 금지하는 정책은 발표되지 않았다. ITIN 역시 세금 신고에는 사용할 수 있지만, SSN을 대신하는 신분증이나 취업 자격을 부여하는 번호는 아니다.

자진 출국하면 지원…거부하면 하루 최대 998달러 벌금

경제적 압박도 병행되고 있다. 최종 추방명령을 받고도 미국을 떠나지 않는 경우 하루 최대 998달러의 민사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국토안보부는 현재까지 약 10만 건, 총 840억 달러 규모의 벌금을 부과했으며 이 가운데 12억 달러 이상을 실제 징수했다고 밝혔다.

반대로 자진 출국을 선택하는 경우에는 일부 항공료를 지원하고 향후 합법적인 재입국 기회를 검토하는 방안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또한 ‘CBP Home’ 앱을 통해 자진 출국 사실을 신고한 사례도 5,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메디케이드 자격 재검증…실제 취소 사례는 제한적

의료 분야에서도 단속은 확대되고 있다.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MS)는 각 주 정부에 수십만 명의 메디케이드 가입자 명단을 보내 이민 신분을 다시 확인하도록 요청했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행정부의 예상과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KFF Health News에 따르면 조사에 응답한 5개 주 가운데 펜실베이니아와 콜로라도에서는 자격이 취소된 사례가 한 건도 없었다. 유타주에서는 조사 대상 약 8,000명 가운데 실제 메디케이드 자격이 취소된 사람은 42명에 그쳤다. 조지타운대 아동·가족센터의 레오나르도 쿠엘로 연구교수는 “각 주는 가입 단계에서 이미 이민 신분을 확인하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재조사는 실효성이 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CMS는 단속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메흐메트 오즈 CMS 청장은 2026년 6월 기자회견에서 불법체류자에게 잘못 지급된 메디케이드 비용이 약 20억 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하며 근로 능력이 있는 수급자에 대한 새로운 근로 요건도 함께 발표했다.

공공의료 자격도 단계적으로 축소

행정부는 의료 복지 제도 전반의 자격 기준도 강화하고 있다. ‘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에 따라 2026년 10월부터 메디케이드 자격은 영주권자와 일부 쿠바·아이티 입국자, 자유연합협정(COFA) 체결국 국민 등으로 제한된다.

그동안 일정 요건 아래 자격을 인정받았던 일부 망명 신청자와 임시보호신분(TPS) 보유자 등은 상당수가 대상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메디케어 자격 제한은 이미 시행에 들어갔으며, 저소득층 ACA(오바마케어) 보조금 자격도 단계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또한 2026년 6월부터 시행된 새로운 공적부조(Public Charge) 심사 기준에 따라 이민 심사관은 메디케이드와 식료품 지원(SNAP), 주거 지원 등 공공복지 이용 이력을 영주권 심사에서 보다 폭넓게 고려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불법체류자는 원래 대부분 연방 의료보험 대상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을 이해할 때 반드시 구분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강조한다. 불법체류자는 원칙적으로 연방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메디케이드와 메디케어의 일반 수혜 대상이 아니다.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미네소타, 워싱턴DC 등 일부 지역은 자체 예산으로 의료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지만, 최근에는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신규 가입을 제한하거나 지원 범위를 축소하는 추세다. 캘리포니아 역시 일부 신규 성인의 경우 응급의료 중심의 제한적인 보장으로 제도를 조정하고 있다.

한인들이 가장 궁금한 질문

Q. 영주권자의 SSN도 삭제될 수 있나?

현재까지 발표된 정책은 불법체류자나 체류 자격을 상실한 일부 이민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합법적인 영주권자의 SSN을 일괄 비활성화하거나 삭제한다는 정책은 발표되지 않았다.

Q. 미국 시민권자도 영향을 받나?

현재 발표된 조치의 직접 대상은 아니다.

Q. ITIN만 있으면 은행 거래를 계속할 수 있나?

ITIN은 세금 신고를 위한 번호이며 SSN을 대신하는 신분증이나 취업 자격을 부여하지 않는다. 은행 계좌 이용 여부는 각 금융기관의 고객 확인(KYC) 정책과 신분 증빙 요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생활 기반 자체를 축소해 자발적 출국 유도”

이번 정책은 단순히 국경을 봉쇄하는 수준을 넘어 미국 내 생활 자체를 어렵게 만들어 스스로 출국하도록 유도하는 새로운 형태의 이민정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진 출국(Self-Deportation)’이라는 개념은 2012년 공화당 대선 경선 당시 밋 롬니 후보가 제시했던 정책 구상으로, 합법적인 취업과 생활이 어려워지면 불법체류자들이 자발적으로 본국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논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금융, 세금, 고용,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와 유사한 정책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다만 메디케이드 재검증 사례에서 확인됐듯 행정부가 발표한 부정수급 규모와 실제 조사 결과 사이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으며, 시민단체들은 행정 오류로 인해 합법 체류자나 적법한 수급자까지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향후 관련 정책 가운데 일부는 연방법원에서 법적 판단을 받게 될 가능성도 있어, 실제 시행 범위와 적용 대상은 계속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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